Book? Food?92 빼앗긴 대지의 꿈 - 장 지글러 - 갈라파고스 이 책의 저자 장 지글러는 식민지배와 인종차별 문제, 그리고 세계화의 위험을 알리는 데 앞장서온 사회학자이다. 제국시대를 지나 지금은 수많은 식민국가들이(특히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이 독립을 선포하고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하지만, 지배는 또 다른 방식으로 지속되고 있다. 바로 세계화이다. 세계화는 나눔이 아니다. 세계화는 평등도 아니다. 차이를 무시한 평등은 그저 폭력일 뿐이다. 진정한 평등은 상대방을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본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경제는 한 국가 안에서도 부의 양극화를 만들어내지만, 국가 간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가난한 자의 부가 부유한 자로 이동하듯이, 가난한 국가의 부가 부유한 국가로 이동하는 것이다. 게다가 눈곱만큼의.. 2022. 9. 16. 혁명과 배신의 시대 - 정태현 - 21세기북스 20세기 초는 양차 세계대전이 발생해 전 세계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기였다. 그 시절 동아시아는 서양문물을 빠르게 흡수하여 제국주의로 변해가는 일본이 있었고, 자만심에 가득한 청나라가 있었으며, 우물 속에 갇힌 조선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 시대 3국의 대표적인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던 대표적인 인물 2인씩 총 6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은 루쉰과 왕징웨이를 한국은 조소앙과 이광수를 일본은 후세 다쓰지와 도조 히데키를. 어느 쪽을 옳다 그르다 말하기 전에 이렇게 인물의 행동과 사상을 대비하여 보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마치 예전 인생극장이란 예능에서 보여준 것처럼 선택의 기로에서 서로 다른 선택이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키는지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랄까? 더군다나 지금도 우리.. 2022. 9. 12. 뉴필로소퍼 VOL 2 - 상품화된 세계속의 인간 - 바다출판사 자본의 시작은 진보를 위함이었다. 지금은 쓸모보다는 수익을 위해 상품이 만들어지는 시대이다. 생산성의 향상이라는 명제 속에 인류는 끊임없이 만들고 또 만들어내고 있으며, 버리고 또 버리고 있다. 그렇게 많이 만들어내지만, 어딘가에서는 생필품조차 구하기 힘든 불합리한 분배가 이뤄지는 시대이기도 하다. 사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 최초의 인류가 미래에 대한 꿈을 꾸고 앞날에 대한 대비를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시작된 딜레마랄까? 언젠가 쓰기 위해서 혹은 쓸지도 모르는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 이유를 위해서 여기저기 처박아둔 잊힌 물건들. 알뜰하게 챙긴 할인쿠폰을 사용해 현명한 소비를 하면서 쓰레기를 쌓아가고 있는 우리들. 어째서 우리 인류가 미래를 꿈꾸며 성실하게 살아갈수록 지구는 아파하고 힘들어하.. 2022. 9. 10. 소년은 어떻게 사라지는가 - 크리스티나 호프 소머즈 - 좁쌀한알 평등이란 모든 것이 똑같아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차이를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미국 남학생들의 학업 부진으로 시작되는 이 책 속에 담긴 내용은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페미니즘은 우리 사회의 큰 이슈 중 하나이고, 교육은 그보다 더 큰 이슈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 둘이 잘못 결합했을 때 어떤 참혹한 결과가 빚어질 수 있는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차별과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어긋난 페미니즘은 남자아이들이 가진 남성의 특징을 가부장제와 전사 문화가 물려준 악으로 규정하여 교화시키려 들었다. 그로 인해 미국의 교육은 여학생들에게 좀 더 적합한 환경으로 변하게 되고 남학생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더군다나 권력화 된 페미니즘 단체의 압력행사와 소송 제기는 남학생의 특성을 살린 .. 2022. 9. 3.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 마이아 에켈뢰브 - 고유서가 이 책은 50여 년 전에 출간된 책이다. 마미아 에켈뢰브는 5명의 자녀를 둔 청소노동자로 살았다. 그녀는 가난했고, 사회복지에 의존해야 했으며, 5명이나 되는 자녀를 힘들게 키워야 했다. 하지만, 그녀를 문학을 통해 무너지는 삶의 뚝을 지켜낼 수 있었다. 청소노동자의 글이란 과연 어떨까? 편견과 선입견을 가진 채 이 책을 접한다면 그녀의 문학적 소양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놀랄 것이다. 청소노동자가 베트남인을 걱정하고 이스라엘과 아랍인의 전쟁을 걱정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청소일을 하면서 학교를 다니고 자녀들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역할까지 해야 하는 힘들고 바쁜 삶을 살아야 하는 그녀. 지금 우리 주변에도 이렇게 힘들게 살면서도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많이 있을.. 2022. 8. 29. 힘있는 글쓰기 - 피터 엘보 - 토트 인류가 처음 만들어낸 단어는 무엇이었을까? 문자는 어떻게 인류를 묶고 있을까?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일까? P.106 한마디로 당신은 그들을 설득하려고 하는가, 아니면 씨앗을 심으려 하는가? 시, 에세이, 소설, 시나리오, 기행문 등등 수많은 장르로 구분된 글쓰기는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든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것이든 그것을 어떻게든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누구에게나 그가 글을 쓰고 있다면 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수입을 목적으로 하든, 설득을 목적으로 하든, 아니면 자기만의 기록을 남기든.... 하지만, 누구에게나 처음은 어렵고 시작하려 한다면 도움이 필요하다. 이미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가르침이 존재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가르침도 존재할 것이다. 운이 좋다면 그.. 2022. 8. 27.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유현준 - 을유문화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한다. 즉, 홀로 존재할 수 없고 반드시 모여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인간은 모여서 도시를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건축물을 짓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인 유현준 교수는 건축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와 건축과 인간의 상호관계를 15가지 관점으로 풀어내고 있다.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른가의 문제는 항상 인간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 관점은 도시와 건축도 예외가 아니다. 저자가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바람직한 도시와 건축의 모습은 인간과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인간을 배제한 채 이루어진 개발은 결국 인간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악영향이 바로 단절이다. 저자가 지적하는 부분도 그렇다. 잘못된 건.. 2022. 8. 19. 인간과 사진 - 제프 다이어 - 을유문화사 당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가? 누군가가 표현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표현하는 과정에서 왜곡이 일어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왜곡이 일어나며 그리고 받아들인 것에 대해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왜곡이 일어난다. 누군가의 결과물을 비평한다는 것은 이런 왜곡의 과정으로 인해 비평가의 해석이라는 장치를 통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이 책 속에는 사진계에서 상당한 지위를 차지하는 작가들에 대한 저자의 비평들을 담고 있다. 작품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 그리고 받아들이는 자세. 자신의 해석을 표현하는 방법. 우리는 책 속에서 그가 어떤 식으로 작품을 대하고 이해하고 말하는지에 대해 경험할 수 있다. 나의 기준에서 봤을 때 그의 비평.. 2022. 8. 17. 당신의 계급 사다리는 안전합니까? - 뉴욕타임즈 - 사계절 뉴욕타임스에서 펴낸 이 책은 2005년에 출간된 것으로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그에 따른 계층 간의 심각한 분열현상을 다루고 있다. 미국도 그렇지만, 미국의 제도를 거의 여과 없이 받아들여온 우리나라는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부분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15년이 넘게 흐른 지금 책에서 얘기하고 있는 양극화의 문제는 오히려 더 심해졌다. 그리고, 우리 사회도 더는 수면 아래에 문제를 감출 수는 없는 지경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P.26 '능력'은 유복하게 태어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장원을 물려주는 낡은 부의 세습 시스템을 대체해왔다. 그러나 능력도 결국은 계급에 기반한 것이다. 재산과 교육, 연줄을 가진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능력주의 사회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습성을 길러준다. 그.. 2022. 8. 12. 행성 2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시리즈의 최종장에 다 왔다. 작가가 이 시리즈를 통해 독자에게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인간들의 문명이 멸망의 길로 들어선 것도 소통의 부재였고, 주인공이 바스테트가 꿈꾸는 세상도 모든 종들이 차별 없이 소통하는 세상이니 말이다. 주인공에게 주어진 소통의 도구는 제3의 눈이었고, 모든 동물들과의 소통을 위해 샹폴리옹이라는 앵무새를 동료로 얻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 자신도 때로는 소통에 실패한다. 질투에 눈이 멀어 자신의 동료인 암고양이 에스메랄다를 오해하고 거리를 두기도 하고, 자신의 집사인 나탈리의 임신과 애정문제로 인해 그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 내가 말하고 있다고 믿는 것. 내가 말하는 것. 그대가 듣고 싶어 .. 2022. 8. 10. 행성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시리즈의 전작인 문명의 마지막 장면에서 희망을 찾아 뉴욕으로 향한 공동체는 암담한 현실에 좌절하고 만다. 그들의 목적지인 뉴욕에서 처음 마주한 풍경은 갈색 쥐들로 뒤덮여 있는 파괴된 뉴욕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가야 하는가 뒤로 후퇴해야 하는가? 그들이 내린 결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P.62 내가 너희와 다른 건 딱 한 가지뿐이야. 용기. 너희가 용기를 내지 못하고 앞뒤 재는 사이 나는 지금 같은 대모험에 그냥 몸을 던져 버리지. 무모하게 보일지 몰라도 말이야. 생각이 길어질수록 갈등은 커져만 간다. 어떤 때는 깊은 생각보다는 빠른 행동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용기 있는 자는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되어있는 사람이다. 용기 없는 자들이 결과를 부정하고 비난할 뿐이다. P.123 문득 인간이란 존재의 .. 2022. 8. 9. 소년이 온다 - 한강 - 창비 P.114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지 못해 일어난 사람들 그들을 끝까지 움직이도록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죽음을 마주 보게 한 용기는 어디서 나온 것이었을까? P.116 선생은 압니까, 자신이 완전하게 깨끗하고 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지금도 인간의 내면에서는 빛과 어둠이 갈등하고 있다. 어느 때는 빛이 어느 때는 어둠이 승리하지만, 그 작은 감정의 파동은 우리가 사는 인생을 만들어간다. 하지만,.. 2022. 8. 2.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