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장 지글러는 식민지배와 인종차별 문제, 그리고 세계화의 위험을 알리는 데 앞장서온 사회학자이다.
제국시대를 지나 지금은 수많은 식민국가들이(특히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이 독립을 선포하고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하지만, 지배는 또 다른 방식으로 지속되고 있다.
바로 세계화이다.
세계화는 나눔이 아니다.
세계화는 평등도 아니다.
차이를 무시한 평등은 그저 폭력일 뿐이다.
진정한 평등은 상대방을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본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경제는 한 국가 안에서도 부의 양극화를 만들어내지만, 국가 간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가난한 자의 부가 부유한 자로 이동하듯이, 가난한 국가의 부가 부유한 국가로 이동하는 것이다.
게다가 눈곱만큼의 기부행위로 자신의 부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행위는 국가 간에도 비슷하게 작동한다.
그 눈곱마저도 부패라는 병을 만나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만다.
글로벌 벨류체인이라는 용어는 경제에 조금만 관심 있는 사람은 다 아는 용어이다.
마치 모든 국가가 협력하여 경제를 발전시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이 용어 속에는 착취라는 단어가 숨어있다.
이 연결 고리에서 대부분의 부는 두뇌역할을 하는 국가로 이동하며 가장 극한 환경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국가에게는 가장 적은 부만이 돌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인건비가 싼 국가를 찾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그다음은 또 더 싼 어딘가로
세계화가 허울뿐인 용어였다는 사실은 지금 현재 국제기류가 증명하는 듯하다.
더 싼 노동력을 제공하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보호무역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강대국의 모든 경제정책에는 항상 자국의 이익이 최우선이라는 명제가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쟁력이 강할 때는 모든 나라가 개방을 해야 하고 자신의 경쟁력이 따라 잡힐 것 같으면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다.
피착취국의 정당한 대가에 대한 요구는 언제나 분쟁을 일으킨다.
최하층을 위한 복지에 대한 시선이 삐뚤어져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시대의 공정한 분배에 대한 정의는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가장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대이지만, 모든 것이 가장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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