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의 전작인 문명의 마지막 장면에서 희망을 찾아 뉴욕으로 향한 공동체는 암담한 현실에 좌절하고 만다.
그들의 목적지인 뉴욕에서 처음 마주한 풍경은 갈색 쥐들로 뒤덮여 있는 파괴된 뉴욕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가야 하는가 뒤로 후퇴해야 하는가?
그들이 내린 결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P.62
내가 너희와 다른 건 딱 한 가지뿐이야.
용기.
너희가 용기를 내지 못하고 앞뒤 재는 사이 나는 지금 같은 대모험에 그냥 몸을 던져 버리지.
무모하게 보일지 몰라도 말이야.
생각이 길어질수록 갈등은 커져만 간다.
어떤 때는 깊은 생각보다는 빠른 행동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용기 있는 자는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되어있는 사람이다.
용기 없는 자들이 결과를 부정하고 비난할 뿐이다.
P.123
문득 인간이란 존재의 문제가 뭔지 알 것 같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상력을 행복보다 불행을 위해 쓴다.
인간들은 신이라는 것을 상상해 만들어 내고 그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서슴없이 죽인다.
인간들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대상이 바람을 피운다고 상상하고 그 사람과 헤어진다.
인간은 신을 만들어냄으로써 온 세상을 지옥으로 바꿔버렸다.
스스로 마지못해 사는 삶은 이어가는 종은 인간뿐일 것이다.
P.236
남들보다 앞서 바른 판단을 내리는 게 꼭 좋은 건 아니란다.
그릇된 판단만 못할 때도 있어.
사람들이 네가 관습을 벗어났다고 비난부터 하거든.
그러다가 나중에는 왜 자신들을 선득하지 않았냐고 또다시 너를 비난하지.
앞서가려는 사람이 드문 이유는 이런 이유일 것이다.
배척당하고 짓밟히고 게다가 그 결실을 누리는 것은 오히려 가해자라는 아이러니라니.
간혹 문명의 진보라는 것에 의문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P.267
흥, 버마고양이?
순수 혈통을 얻으려고 인간들이 마구잡이로 근친 교배를 해대는 바람에 퇴화를 불러왔다는 걸 알기나 하고 하는 소리야?
순혈주의는 우리를 병들게 한다.
완벽함을 쫓는 순간 점점 더 불완전하고 병약해지는 것이 세상이 이치가 아닐까?
자신의 자식이 완벽함을 바랄수록 자신의 자식을 연약하게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을 알까?
교육은 완벽함이 아니라 자유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P.322
개채 하나하나를 따로 떼어 놓고 보면 쥐도 우리 고양이나 인간, 돼지, 개와 하나도 다를 바 없어.
특별히 더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
부모가 주입한 가치들로 형성된 정신세계가 우리와 많이 다를 뿐이야.
편견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1만 년이 넘게 쌓아온 편견의 벽을 우리가 허물 수 있을까?
P.369
102개의 부족의 총회가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는 이유를 알겠어.
그들은 오로지 자존심 때문에 상대를 반박하는 거야.
남과 다른 점으로 자신을 정의하려고만 하지 공통점에는 관심조차 없어.
결국 인간 둘이서 논쟁을 벌이면······ 의견만 하나 더 늘어날 뿐이야.
차별을 넘어 개별성으로 가는 길은 힘들기만 하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직관에 지배되는 인간이 어쩌면 가장 넘기 어려운 벽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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