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는 양차 세계대전이 발생해 전 세계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기였다.
그 시절 동아시아는 서양문물을 빠르게 흡수하여 제국주의로 변해가는 일본이 있었고, 자만심에 가득한 청나라가 있었으며, 우물 속에 갇힌 조선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 시대 3국의 대표적인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던 대표적인 인물 2인씩 총 6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은 루쉰과 왕징웨이를 한국은 조소앙과 이광수를 일본은 후세 다쓰지와 도조 히데키를.
어느 쪽을 옳다 그르다 말하기 전에 이렇게 인물의 행동과 사상을 대비하여 보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마치 예전 인생극장이란 예능에서 보여준 것처럼 선택의 기로에서 서로 다른 선택이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키는지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랄까?
더군다나 지금도 우리 사회의 지식인이라는 계층에는 이런 인물들이 섞여 있다.
어느 쪽이든 결과를 보기 전에는 그 지식인들의 행동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과거 시대의 인물들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우리 시대의 지성에 대한 잣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루쉰, 조소앙, 후세 다쓰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그들의 생각이 민중에 닿아 있었다는 것이다.
P.55
민중을 계몽시키고자 노력하는 자와 무시하는 자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지만, 마음속에 담고 있는 우민관 자체는 둘 사이에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진정 민중을 위했던 3인은 민중 속에서 그들과 함께 숨 쉬고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같이 느꼈다.
하지만, 왕징웨이, 이광수, 도조 히데끼에게는 민중이 계몽의 대상이거나 침략을 위한 도구였을 뿐이다.
아마도 이런 차이가 누군가는 자주와 독립을 외치고, 누군가는 조국을 배신하는 결과를 낳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시대의 지성인들은 어떤가?
소위 엘리트라는 인물들이 방송이나 미디어에서 나와 지껄이는 소리는 누구도 귀담아듣지 않는 헛소리인 경우가 태반이다.
무리를 지어 선동하는 저급한 소음 속에서 대중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혐오를 느낄 뿐이다.
우리는 이런 소음 속에서 진실된 소리를 걸려낼 수 있어야 한다.
시끄럽다고 귀를 닫는 순간 스스로 진정한 개돼지라고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장 힘들었던 그 시절
동아시아가 가장 격렬하게 요동치던 그 시절
그때도 수없이 난무하던 소음들 속에서 살아남은 아름다운 소리를 통해
이 시대의 잡음을 걸러내는 필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이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지극히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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