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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Food?

인간과 사진 - 제프 다이어 - 을유문화사

by soulsight 2022. 8. 17.

 

당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가?

 

누군가가 표현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표현하는 과정에서 왜곡이 일어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왜곡이 일어나며 그리고 받아들인 것에 대해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왜곡이 일어난다.

누군가의 결과물을 비평한다는 것은 이런 왜곡의 과정으로 인해 비평가의 해석이라는 장치를 통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이 책 속에는 사진계에서 상당한 지위를 차지하는 작가들에 대한 저자의 비평들을 담고 있다.

작품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

그리고 받아들이는 자세.

자신의 해석을 표현하는 방법.

우리는 책 속에서 그가 어떤 식으로 작품을 대하고 이해하고 말하는지에 대해 경험할 수 있다.

 

나의 기준에서 봤을 때 그의 비평은 이해하기 쉬운 편이 아니다.

특히 그가 얘기하는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전반적이 이해가 없는 상태로 그의 비평을 읽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좀처럼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어떤 보이지 않는 벽에 걸리는 느낌이랄까?

이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적어도 어느 정도 해당 작가의 작품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숙제가 남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몇 가지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었다.

그가 말하는 사진은 결국 인간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경험의 산물이었다.

사진은 인간의 과거와 혹은 미래와 연관되며 그렇게 서로 영향을 받으면서 시간을 흘러왔다는 것이다.

 

사진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할 수 있고 또한 작품을 감상한 모든 이들 저마다의 해석으로 가지를 뻗어 나갈 수 있다.

비단 사진만이 아니라 인간은 예술이라는 창조적인 행위를 통해 언어보다 더욱 고차원적인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P.13

그저 보고, 본 것에 대해 생각한 후, 보고 생각한 것을 글로 정확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보고 생각한 것을 통해 전에는 알지 못했던 것을 알아차리게 되고, 글을 쓰기 전에는 갖지 못했던 사고를 갖게 된다.

 

저자의 이 말은 우리가 왜 느끼고 해석하고 표현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표현하는 과정까지 마치고 나서야 우리는 사고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거짓이라는 왜곡을 배제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언젠가 더 많은 사고의 윤회를 거치고 난 후 다시 그의 글을 접하겠다는 의무감을 가진 채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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