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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Food?92

계속 가보겠습니다 - 임은정 - 메디치 임은정 검사는 도가니 검사로 유명세를 탔고 나름 검사로서 앞날이 기대되는 검사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창창했던 앞날을 스스로 걷어차고 내부고발자로서 살게 된다. 이 책 속에는 그녀가 그동안 검찰의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들과 경향신문 정동 칼럼에 기고한 글을 모아 후기와 함께 담아놓았다. 윤길중 무죄 구형 사건과 한명숙 모해 위조 사건에 대한 부분이 많이 들어가 있고 그 사건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어떤 고통을 느끼고 힘든 길을 걸어왔는지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내부고발자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배신자? 박쥐? 이익만을 쫓는 자? 공익제보자라는 용어로 표현을 달리하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강하지 않았나 싶다. 어쩌면 내부고발자의 위치는 늘 을의 입장.. 2022. 7. 31.
문명 2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바스테트는 제3의 눈을 갖게 된다. 모든 종들을 연결하겠다는 그녀의 목표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쥐들에게 포위된 자신의 무리를 구원할 동맹군을 찾아 나선 여정이 만만치는 않다. 그녀는 구원군을 찾고 자신의 무리를 구출할 수 있을까? P.106 삶은 골칫거리들이 줄줄이 엮인 시간의 흐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불행은 강장제 같아서, 존재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리를 진화하게 만든다. 고통은 감각을 벼리고 감춰져 있던 우리의 능력을 드러내 준다. 평온하기만 한 삶을 살다 보면 정체되고 말 것이다. 적이 나타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가진 용기의 넓이와 깊이를 헤아리게 된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쉽고 편하기만 한 관계는 신비감과 흥분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완벽하고 평화로운 세상은 인간에게는 독일지도.. 2022. 7. 30.
문명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전작 고양이에서 이어지는 이 책은 주인공 바스테트 무리가 쥐들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이후부터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고양이 무리는 쥐들을 피해 좀 더 큰 섬으로 이동으로 하지만, 대군을 이룬 쥐들에게 포위당한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외부 조력자를 찾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선다. P.134 뻔뻔함이 없으면 아예 정치를 할 생각을 말아야지. 피타고라스한테 듣기로도 꼭 똑똑한 인간 우두머리들이 백성들한테 칭송받는 건 아니라고 했다. 도리어 모순적인 인간들이 백성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다더라. 그런 인간들은 자기가 틀린 줄 알면서도 눈도 깜짝 안 하고 선동가들을 시켜 자신을 미화시킬 방법을 찾아낸다더라. 정의는 시대에 따라 변하지만, 그 시대에 맞는 정의는 모두가 알고 있다. 다만 정의를 이용할 줄 아는 것과 .. 2022. 7. 30.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 문학동네 제주 4.3 사태를 소재로 쓴 이 소설은 우리의 아픈 기억이다. 작가는 우리가 과연 그 아픈 기억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그 시절을 아는 사람들은 이제 세상에 거의 남지 않았다. 이제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책을 통해 혹은 미디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만 들을 수 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찾아서 듣지 않는 많은 사람들은 그런 일의 존재조차 모른 채로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도 원래 그렇게 살아왔었던 것처럼 말이다. P.23 학살과 고문에 대해 쓰기로 마음먹었으면서, 언젠가 고통을 뿌리칠 수 있을 거라고, 모든 흔적들을 손쉽게 여읠 수 있을 거라고, 어떻게 나는 그토록 순진하게-뻔뻔스럽게-바라고 있었던 것일까? 소설의 주인공은 아마도 작가 스스로를 대변하는 인물일.. 2022. 7. 29.
침묵은 여자가 되나니 - 팻 바커 - 고유라 옮김 - 비에이블 잊힌 자들의 이야기 고전 중의 고전이라 불리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한때는 전설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역사로 알려진 이 서사시의 주인공은 아킬레우스이다. 트로이 전쟁의 끝이 얼마 남지 않은 이때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은 반목하게 된다. 아킬레우스의 전리품이었던 왕비 브리세이스를 아가멤논이 뺏았자 아킬레우스는 참전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다. 일리아스는 이 반목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은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분쟁의 씨앗이었던 노예 브리세이스가 주인공이 이야기이다. 왕비였지만 아킬레우스에 의해 그녀의 나라는 멸망당했고 모든 사내들은 죽음을 당하고 여인들은 노예가 되었다. P.278 패배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그들의 이야기는 그들과 더불어 죽는다. 일리아스에서 그녀는 그저 지나가는 행인 1의 .. 2022. 6. 19.
고양이 2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2권의 주된 내용은 인간의 생태계 파괴와 페스트를 등에 업고 종들 중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한 쥐들과 고양이와 인간의 연합 간 전쟁이다. 이 특별한 고양이는 꿈의 영역을 통해 인간과 대화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양이들은 인간과 연합하여 쥐들에 대항하게 되고 첫 승리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승리는 그저 변화의 시작일 뿐이다. 피타고라스와 바스테트는 이 승리를 발판으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의견을 나누게 된다. 과연 고양이들은 인간을 넘어 모든 종과의 연합에 성공할까? 이들은 새로운 변화를 이룰 수 있을까? P.15 부당한 장애물이 더 나은 삶을 가로막고 있다고 느껴야 고통의 감정도 생기는 법이니까. 그렇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에도 적응하게 마련이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니까 부당함을 못.. 2022. 6. 7.
고양이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고양이가 바라본 인간세상의 몰락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개미를 통해 자신의 뛰어난 상상력과 과학지식을 알린 작가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프랑스 작가이기도 하다. 늘 새로운 영감을 주는 이 작가는 고양이를 소재로 한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소설은 호기심 많은 암고양이 바스테트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이집트의 여신이자 고양이의 여신인 바스테트란 이름을 가진 이 암고양이는 이웃집의 늙은 샴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집사로부터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수술을 받은 샴고양이 피타고라스는 인간세상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가진 고양이다. 우리의 주인공인 바스테트는 이 뛰어난 고양이에게 호감을 느끼고 많은 지식을 전수받게 된다. P.12 모든 존재는 만남을 통해 변화하게 마련이다... 2022. 5. 27.
전쟁일기 - 올가 그레벤니크 - 정소은 옮김 - 이야기장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전쟁 초반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열심히도 실어 나르던 미디어들이 잠잠해졌다. 간간이 들려오는 소식도 내 앞에 주어진 삶의 무게에 밀려 어느덧 희미해지고 있다. 교통과 통신이 진보하고 세계가 점점 좁아져가고 있다지만, 인간이 가진 공감의 범위는 그에 맞춰 늘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 마음과 마음의 거리는 여전히 멀기만 하다. 책 속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잔잔하지만 비수를 찌른다. P.18 나는 이제 정확히 알고 있다. 전쟁이 있고, 사람들은 따로 존재한다는 걸. 전쟁은 사람을 신경 쓰지 않는다. P.83 내 아이들의 신분이 '지하실의 아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P.87 내 인생 35년을 모두 버리는 데 고작 10분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내 아이에게 희망을 줄 수 없는 좌절감은.. 2022. 4. 23.
업스윙 - 로버트 D. 퍼트넘, 세일링 롬니 가렛 - 이종인 옮김 - 페이퍼로드 나 홀로 사회인가, 우리 함께 사회인가 한국어판의 부제는 이 책의 주제와 딱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저자인 로버트 D. 퍼트넘 교수는 인문학자이자 사회과학자로 미국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 정책자문으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책에서 그는 약 120년 동안 미국 사회가 어떤 변천과정을 겪어왔는지를 설명하고 있으며, 그 분석 결과를 가지고 미래에 대한 조언을 제시한다. 나 - 우리 - 나 저자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사회는 12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나에서 우리 그리고 다시 나를 중요시하는 관점의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1900년대 1차 도금 시대는 나를 중요시하는 개인주의가 극대화된 시기였으며, 1960년대 우리를 중요시하는 공동체주의로 이동하였다가 현제는 다시 개인이 중요시되는 사회로 변화해왔.. 2022. 4. 6.
파리대왕 - 윌리엄 골딩 - 유종호 옮김 - 민음사 파리대왕은 윌리엄 골딩에서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작품이라고 한다. 인간의 야만성은 어떻게 드러나는가? 무인도에 불시착한 소년들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많지 않았다. 그들은 구조가 필요했고 생존해야 했으며 규칙이 필요했다. 문명 속에서 자라온 그들에게 시작은 질서 정연했다. 규칙과 절차를 상징하는 소라를 통해 그들은 스스로 발언권을 통제했고 규칙 안에서 생존을 위해 봉화를 피우고 오두막을 지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원초적인 야만성이 드러나고 있었다. 대장으로 선출되길 원했지만, 랠프에게 밀린 잭은 멧돼지 사냥을 통해 야만성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었다. P.100 마스크는 이제 하나의 독립한 물체였다. 그 배후로 수치감과 자의식에서 해방된 잭이 숨어버린 것이었다. P.290 얼굴을 가리는 색칠이 얼마나 사람의 .. 2022. 4. 2.
SKEPTIC VOL 1 - 시간여행은 가능한가 - 바다출판사 skep·tic 1. 회의론자 2. 회의론자의; 회의파의 3. 무신론자 스켑틱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회의주의를 표방하고 나선 잡지이다. P.221 오늘날 많은 사람이 회의주의를 다음의 두 가지 의미로 받아들인다. 하나는 '회의주의자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의주의자는 특정 신념에 대해 마음을 닫고 있다'는 것이다. 회의주의를 대하는 사람은 짜증이 날 수 있다. 왜냐하면 끝없이 의문을 갖고 근거와 이유를 찾는 자세에서 그렇게 느낄 수 있다. 가뜩이나 살기 힘든 세상 둥글게 즐겁게 살지 왜 저러나 싶을 수도 있고 말이다. 행동하지 않는 낙관주의는 정신승리일 뿐이다. 시중에는 수없이 많이 긍정의 힘을 설파하는 미디어가 넘쳐난다. 하지만, 실천 없는 긍정이란 어울 좋은 기대일 뿐이.. 2022. 3. 31.
뉴필로소퍼 VOL 1 - 너무 많은 접속의 시대 - 바다출판사 생활 철학 매거진 뉴필로소퍼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한다. 창간호에서 다루는 큰 주제는 소통이다. P.33 침묵은 재잘거림이 잦아든 뒤에 남는 무엇이 아니다. 쓰고 남은 자투리도, 공백기도 아니다. 그보다는 밤을 뒤덮는 어두움이 그렇듯 풍성함과 심오함, 신비로움과 공명으로 가는 길이다. 프렌시스 베이컨이 말했듯 "침묵은 지혜를 살찌우는 잠이다." P.34 비트겐슈타인은 의 유명한 마지막 문장에서 언어의 한계를 도발적으로 표현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것에는 침묵해야 한다." 그가 이 문장을 언어가 끝나는 경계선 너머에서 의미라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뜻으로 썼다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언어 철학자에게 기대하기에는 너무 큰 희망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비트겐슈타인은 이런 말로도 유명하다. .. 2022.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