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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 - 켄 키지 - 민음사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인간의 사회는 예외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이 소설이 쓰인 이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고 개인의 권리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늘어감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예외를 인정하기 힘들어한다. 소설 속의 정신병동은 극도로 안정된 사회이다. 안정이란 이름하에 개인은 사라지고 오직 규칙과 복종만이 존재하는 사회이다. 소설 속 화자인 브롬든은 이 정신병원에서도 가장 오래된 환자이다. 그가 정신병원에 적응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란 벙어리이자 귀머거리가 되는 것이다. 들어도 못 들은 척 보아도 못 본척하며 그는 자신을 심연 속으로 가라앉힌 채 그런 방식으로 사회 안에서 존재를 지우고 살아가고 있었다. P.111 우리가 토끼라서 여기에 있는 건 아니에요. 우리는 어디에 있든 토끼 신세를 면치 못할 거예요. .. 2022. 2. 12.
우주 전쟁 - 허버트 조지 웰스 - 황금가지 허버트 조지 웰스의 우주전쟁은 수많은 소설과 영화에 영향을 미친 SF소설의 고전이다. 일인친 관찰자 시점으로 진행되는 소설의 스토리는 주인공과 그의 동생이 화성에서 침공한 외계인을 피해 도주하고 숨는 과정을 마치 영화처럼 상세하고 치밀하게 묘사되었다. 압도적인 과학력과 무력으로 거침없이 지구인을 정복해나가던 화성인들은 인류와 끊임없이 지구의 지배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해온 질병에 의해 전멸하게 되면서 인류는 구원을 받게 된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화성인의 무력과 과학력이 그다지 압도적이지 않고 질병에 의해 화성인이 전멸한다는 설정도 아쉬움이 남겠지만, 이 소설이 쓰인 시점이 1800년대 후반이라는 것은 감안하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여러 국가에서 이 소설을 모티브로 제작된.. 2022. 2. 5.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 소담출판사 1984, 우리들과 더불어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꼽히는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가 소설 속에서 창조한 세계는 완벽하다. 아픔, 슬픔, 고통, 죽음 등 인간이 버리고 싶어 하는 수많은 불행들이 사라진 세계다. 행복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 그 세계의 인간들은 완벽한 행복을 얻기 위해 재배되고 세뇌되며 통제된다. P.146 문명이란 '살균'이기 때문이지. 행복을 위해 인간은 꿈, 사랑, 가족, 종교, 철학과 같은 고통이 유발될 수 있는 감정들을 배제해야 했다. 그리고 모두가 모두를 공유하는 사회를 창조했다. 마치 개미처럼. 주인공인 야만인 존은 문명에도 반문명에도 속하지 못하는 존재이다. 존의 어머니인 린다는 문명인이었지만, 의도치 않은 임신으로 인해 존을 낳게 되어 보호구역에 남게 되었다. 자신의 왜소함.. 2022. 2. 3.
이순신의 바다 - 황현필 - 역바연 유튜브에서 열정적으로 뜨겁게 역사를 강의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황현필 님이 역사바로잡기연구소를 설립한 후 처음으로 출간한 책의 인물은 우리나라의 최고 영웅으로 꼽히는 충무공 이순신이다. 이 책은 저자의 유투브 채널을 통한 강의를 본 사람이라면 아주 친숙한 문체로 접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책의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그런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에게 진중함을 요구할 수 있겠으나, 저자와 같이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것이 난 오히려 좋다고 본다. 적어도 역사를 지루한 늙은 학문으로 보이게 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책은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이게 역사소실인가? 싶을 정도로 역사서보다는 소설에 가까운 느낌이 들 정도다. 물론 저자는 고증.. 2022. 2. 1.
익스트림 물리학 - 옌보쥔 - 그린북 최신 물리학의 기본 이해를 위해 출간된 이 책은 물리학자이자 천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인 옌보쥔의 저작이다. 73명의 위대한 과학자, 47가지 물리학 원리와 정리, 25개의 물리 실험과 사고실험, 44가지 물리학 이론과 541개의 물리학·수학 개념이 등장하는 이 책은 6개의 챕터로 구분되어 있고 각 챕터는 극쾌, 극대, 극중, 극소, 극열, 극냉으로 이름 지어졌다. 극쾌에서는 특수상대성이론을 다루며, 극대에서는 천체물리학이, 극중에서는 일반상대성이론, 극소에서는 양자역학, 입자물리학, 핵물리학 그리고 표준모형이 등장하며, 극열에서는 열역학, 통계역학, 유체역학, 복잡계 이론을 설명하고, 극냉에서는 재료물리학, 고체물리학, 응집물질물리학에 대해 설명한다. 650페이지에 이르는 두께로 최신 물리학 .. 2022. 1. 31.
태엽감는 새 연대기 - 무라카미 하루키 - 민음사 태엽 감는 새 연대기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게 한 작품이라 한다. 작품 해설이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연보에는 이 작품을 하루키의 작품세계에 대한 가장 큰 전환점으로 설명한다. 물론 내게는 이런 전환점에 대한 설명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지금 읽는 소설에 집중할 뿐이다. 태엽 감는 새라는 특이한 제목은 무엇인가 큰 메타포를 가지고 있을 거라 지레짐작하였지만, 글쎄라는 물음표만을 남긴 채 소설은 끝나고 말았다. 그나마 내가 얻을 수 있었던 의미는 책 속의 인물들이 인생의 어떤 시점에서 태엽 감는 새가 인도하는 데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랄까? 인생의 어떤 부분은 내 의지가 아닌 인생의 흐름에 이끌려 간다는 것이고 태엽 감는 새의 울음소리는 그 이끌림이 시작됨을 알려주는 징표로서 나.. 2022. 1. 30.
개인주의를 권하다 - 이진우 - 21세기북스 21세기북스의 인생명강 시리즈는 다양한 분야에서 엄선된 교수진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와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는 시리즈라고 한다. 그중에 니체 철학의 전문가인 이진우 교수의 개인주의를 권하다를 제공받아 읽게 되었다. 공동체주의에 더 가까운 가치관을 가진 나에게는 생각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이 책을 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첫 페이지를 읽기 시작했다. 책에서 가장 처음에 강조된 것은 개인주의에 대한 오해이다. 저자는 그 원인을 동양 특히 우리나라에서 강하게 작용하는 집단주의에서 찾고 있었다. 가족, 사회, 지역 등 연고를 중요시하는 사회적인 전통은 개인주의를 이기주의에 가깝게 이해하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개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개인주의는 배척하는 모순을 낳았다. 하지만,.. 2022. 1. 25.
공정한 보상 - 신재용 - 홍문사 보상이라는 측면에서 논의하는 공정성 사실 개인적으로는 결과보다 목적을 조금 더 중시하기에 나는 시각의 균형을 위해 이 책에 관심을 두고 있던 중 지원을 받아 읽게 되었다. 책의 저자는 서울대 교수이자 기업의 보상부문에서 오랫동안 연구를 진행해온 이력을 가지고 있어, 아마도 성과측정과 인센티브라는 분야에서는 최고의 식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에서는 일명 MZ세대라는 1990년대생 이후의 세대들의 관점과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공정성과 보상체계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MZ세대가 바라는 보상, 현재 우리가 처한 환경과 문제점, 인센티브의 설계와 보상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어떤 개선점이 필요한가에 대한 힌트 등이다. 내가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이 책은 새로운 내용의 소.. 2022. 1. 21.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 이경희 - 다산책방 이경희라는 이름은 낯설었지만, 오랜만에 매력적인 SF소설을 만났다. 이 책은 6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고, 작품들은 저마다 특색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지금 우리가 힘겹게 견디고 있는 COVID-19를 소재로 한 작품부터 사회적 메시지를 머금은 작품까지 아마도 저자가 평소 가진 생각의 파편 하나하나를 소설로 승화시키지 않았나 싶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첫 작품인 '살아있는 조상들의 밤'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소재도 그렇고 이 작품의 호불호는 꽤 갈릴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도 후미에 이 작품을 부모님께 보여드리기 죄송스럽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봐서 어느정도 나 같은 반응을 예상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음 작품 그 다음 작품을 읽어가면서 작가의 상상력과 그에 더해진 메시지는 상당히 흥미롭게.. 2022. 1. 18.
타인을 듣는 시간 - 김현우 - 반비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저자 김현우는 다큐멘터리 PD이자 번역가이다. 책 안에서 그는 그에게 영감을 준 책들과 자신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촬영 경험을 통해 타인에게 다가서려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자세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 이해와 소통, 공감이란 단어는 아주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베스트셀러를 통해, 유명한 연사의 강연을 통해 혹은 SNS 피드를 통해 우리는 늘 이 단어들을 접한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이해는 그 무게가 전혀 다르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이해는 모험이고 의지이고 애정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조금이라도 우리 자신의 세계 속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뜻이고, 반드시 다가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그만큼의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 할 수 있는.. 2022. 1. 13.
밀레니얼 사회주의 선언 - 네이선 로빈슨 - 동녘 책의 저자 네이선 로빈슨은 밀레니얼 세대 좌파 정치의 선두주자이자 청치 잡지 "커런트어페어스"의 창간자라고 한다. 이 책에서 그는 사회주의 특히 그가 말하는 민주사회주의가 왜 현시대의 불합리에 대한 대안을 유일하게 제시할 수 있는 이념인지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사회주의자는 불합리한 상황을 덮어두는 것이 아닌 극복하려는 자세이다.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주변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이다. 비관주의자가 아니라 어떻게든 유토피아에 다가가기위해 노력하는 개혁가이다. 우리는 분단의 현실속에 철저한 이념교육을 받아왔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적이며 그저 악한 어떤 것이라고 머릿속에 새겨져 있다. 교육이 창의성보다 통제에 치우치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이렇게 인간의 머릿.. 2022. 1. 9.
판타스틱 뮤직 보야지 - KATH - 마인드빌딩 유쾌하고 톡톡 튀는 좌충우돌 여행 에세이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 정도 될까? 꽂힌 일은 꼭 해야만 하는 성격을 가진 저자가 블루스의 메카인 시카고와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를 여행한 여행 과정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즐겁게 접할 수 있다. 일단 시선을 끄는 것은 화려한 색감의 일러스트이다. 주제는 음악과 여행이지만 저자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더해져 이 책은 여행, 음악, 그림의 삼박자가 완성되었다.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진지하게 표현된 그림들은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여행하는 동안 느꼈을 감정을 같이 느끼는 것 같아 사진이 들어간 것보다 더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많은 음악이 소개되지는 않는다. 뮤지션을 챕터의 맨 앞에 소개하면서 챕터를 시작하고 있지만, 느낌은 저자가 좋아하는 .. 2022.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