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Food?92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 장영란 - 사계절 우리는 왜 고전을 읽어야 할까? 지금으로부터 수 천 년 전의 시대 사람들은 어떤 가치관과 문화를 가지고 있었을까? 인류 최초의 음유시인인 호메로스가 노래했던 서사시 일리아스는 우리에게 그 시대의 힌트를 속삭인다. 아킬레우스와 헥토르를 두 주인공으로 하여 벌어졌던 트로이 전쟁은 신화로만 알려져 왔다가 실화로 인정된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인리히 슐리만의 집념과 믿음은 일리아스를 문학적 허구에서 역사적 사실로 밝혀냈고 일리아스에 새로운 힘을 부여한다. 이 책은 그런 일리아스를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원작의 문체가 거북한 사람은 이 책만 읽어도 일리아스의 전체 내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책만으로도 원작을 느끼는데 충분할 거라 생각한다. "사실 고전이 가진 맹점이 누구나 아는데 .. 2021. 10. 24.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 태 켈러 - 돌베개 태 켈러는 스스로 1/4의 한국인이라고 하는 미국에 사는 한국인 3세이다. 할머니의 이름을 본떠지었다는 태라는 이름만큼이나 이 책의 소재로 사용된 해님달님 이야기는 우리가 어릴 때부터 접해온 친근한 전래동화이기도 하다. 2021년 뉴베리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릴리라는 주인공 소녀가 어느날 엄마, 언니와 함께 할머니의 집으로 이사를 가면서 시작한다. 중간에 할머니가 뇌종양에 걸리게 되어 이사를 하게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릴리와 언니는 할머니에 대한 사랑과 연민으로 고통받지만, 할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한 단계 성장하는 내용으로 소설의 끝을 맞게 된다. 동화라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해주는 이 소설은 나이에 상관없이 다양한 연령층에게 어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주된 소재.. 2021. 10. 20. 컨스피러시 - 라이언 홀리데이 - 책세상 세상에 드러난 몇 안 되는 성공한 음모! 영화와도 같은 책 속의 이야기는 헐크 호건과 고커 닷컴 간의 법정투쟁의 드러나지 않았던 숨겨진 뒷얘기들이다. 고커 닷컴의 소유주인 닉 덴튼은 미국 수정헌법 제1 조인 언론의 자유를 배경으로 삼아 이런 행동을 극단적인 자유로 해석하였으며, 그의 사회적인 지위와 권력을 통해 소재가 된 사람들의 항변을 외면하거나 강압적으로 눌러왔다. 이로 인해 고커 닷컴은 사회 각층의 인사들과 원한을 맺게 되지만, 미디어의 권위에 굴복한 사람들은 싸울 동력을 잃고 고커닷컴은 승승장구한다. 그런 피해를 입은 사람 중의 한 명인 억만장자 피터 틸의 다짐으로 이 책의 주요 얘깃거리인 음모는 시작되었으며, 표면적으로 드러난 헐크 호건과 고커 닷컴의 법정투쟁을 헐크 호건이 승리하면서 음모는 일.. 2021. 10. 17. 10 1/2장으로 쓴 세계역사 - 줄리언 반스 - 열린책들 제목을 보고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소설일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날려버린 이 책은 줄리언 반스의 소설이다. 1989년에 출간된 이 책은 역사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라는 줄리언 반스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저자 설명에 되어 있지만, 글쎄 몇 번은 더 읽어봐야 알 수 있을까? 이 책은 10개의 스토리와 사랑에 대한 한개의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노아의 방주에 밀항하게된 좀벌레의 이야기로 첫 스토리를 시작하여 천국에 대한 스토리인 마지막 스토리로 끝을 맺고 있으며, 8장과 9장 사이에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다. 10개의 스토리는 서로 독립적인 단편으로 봐도 무방하고 모두 연결해서 이해할 수도 있다. 나의 경우에는 전체적인 연결보다는 단편으로서 읽는 것이 좀 더 편한 느낌이었다. 주된 소재로 사용되는 노아의 방주 .. 2021. 10. 11. 일인칭 단수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벽돌이 한 장 한 장이 쌓여 성을 이루듯 기억은 하나하나 쌓여 나를 만든다. 되돌아보지 않아도 어느 날 우연히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다. 그 기억은 중요하지도 않고, 인생을 사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잊어버린 채 살아왔지만, 갑자기 나타나 옅은 향기를 남기고 다시 사라진다.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저 옛일이라고 웃어넘길 수 있는 그런 기억들....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처럼 궁금하지만, 굳이 해답을 알고 싶지는 않은 묻힌 기억들.... 길을 걷다 우연히 들리는 음악소리와 함께 나타나기도 하고, 오랫동안 묵혀둔 잠동사니속에서 발견되기도 하는 조그만 조각들 오랜 동창들과의 술자리에서 넌지시 듣게 되는 소문들 길을 걷다 어렴풋이 비슷한 모습에 혹시나 하면서 지켜보게되는 순간들 인생에서 무겁지.. 2021. 10. 7.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 어크로스 민주주의는 얼마나 좋은 정치제도일까? 하버드 정치학과 교수들인 저자들은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렇게 급히 집필되어서 그런지 무게감이 가볍다는 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 아웃사이더가 전제주의로 변하는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고, 그런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선동가를 구별할 수 있는 도표까지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이 이 둘에게 왜 이런 위기감을 주었을까? 트럼프는 저자들이 제시한 도표의 4가지 위험유형 모두에 해당하는 사람이었고, 정치 경험도 적었으며, 민주주의 체제에 안 좋은 선례를 남길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었다. 물론 실제로도 그랬고 임기 막판에는 탄핵까지 진행되면서 안좋은 결말을 맞게 된다. 그렇다면 조 바이든이 당선된 지금의 미국은 .. 2021. 10. 5. 글자풍경 - 유지원 - 을유문화사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은 잔잔하지만 긴 여운이 남는 것과 같았다. 조근조근하지만 확실한 말투로 내가 볼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바꾸어주는 느낌이랄까? 작가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타이포그래픽 전문가이다. 글자의 생성, 변화, 역할, 정서 등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글자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우리 삶의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잔잔한 말투로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읽고 보고 쓰면서 늘 글자와 더불어 지내지만, 보통은 그저 스쳐 지나가거나 별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글자를 우리가 사용하기까지의 역사는 수많은 사건과 인물이 관계되어 있었고, 지금도 글자는 새로운 길로 나아가고 있었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느끼거나 보지 못하였을 뿐이었다. 저자의 말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 2021. 9. 27. 한국혁명 - 박세길 - 더봄 커버 디자인이 많이 아쉽게 보이는 이 책은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에 대해 고민해보는 책이다. 혁명이라는 약간 과격하게 느껴지는 용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저자의 의도가 혁명 수준의 변화를 얘기하기 위함이라 생각된다. 저자는 한국 현대사와 개혁에 대한 다수의 서적을 쓴 재야 역사가이며, 민주화운동을 참여한 진보인사이다. 역사를 보는 시각과 미래에 대한 기대 역시 이런 시각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한국 현대사의 진행과정과 그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의 인과관계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역사가로서의 바탕지식과 통찰이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되는 부분이다. 다만, 그가 말하는 해결책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 2021. 9. 16.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 노암 촘스키 - 시대의창 시대의 양심으로 불리는 노암 촘스키 촘스키는 거대 권력의 횡포를 비판하였고 지식인의 역할을 환기시키고 있으며, 권력의 하수인으로 행동하고 있는 미디어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고 있다. 출간된 지 20여 년이 된 책이지만, 촘스키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생각된다. 지금도 진실을 외치는 지식인은 드물고 특히 우리나라는 언론의 자유도와 신뢰도가 극과 극을 달리는 괴랄함을 보여주고 있는 점에서 더욱 수긍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미디어는 자극적인 소재와 편협하고 왜곡된 방송을 통해 대중의 정신을 오염시키고 있으며 진실보다는 수익을 더 중요시하게 된 지가 이미 오래전 얘기이다. 자본주의는 어떠한가? 강력한 투기자본은 먹잇감을 찾아 전세계를 자신의 사냥터로 만들었으며, 이제는 일반 대중들도 학습된 .. 2021. 9. 11. 아웃사이더 - 스티븐 킹 - 황금가지 수많은 작품을 쓰고 영화화한 스티븐 킹의 소설은 늘 재미있다. 아웃사이더는 과도한 법집행을 통해 피의자를 죽게 만든 죄책감을 해결해나가는 한 형사의 얘기이다. 피의자인 테리 메이틀랜드는 지역사회의 유명인사로 야구팀 코치를 하고 있다. 어느 날 한 소년이 눈뜨고 보지 못할 수준의 훼손된 상태로 죽은 채 발견되고 범인으로 테리가 지명된다. 많은 증인과 증거가 그를 지목하는 가운데 같은 시간 그 자리에 그가 없었다는 결정적인 증거도 발견된다. 과연 동시에 두 곳에 테리가 존재해야 설명되는 이 상황은 어떻게 된 것일까? 주인공인 랠프 앤더슨 형사는 범죄의 잔혹성으로 인해 테리에게 과도한 법집행을 하고 만다. 하지만, 계속 발견되는 사실들은 테리를 범인으로도 혹은 무죄로도 설명하고 있고,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무.. 2021. 9. 10. 헝그리 플래닛 - 피터 멘젤, 페이스 달뤼시오 - 윌북 한 권의 책 속에는 얼마나 많은 것을 넣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전 세계의 보통사람들과 만나고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차드의 난민부터 미국의 중산층 가족까지 다양한 가족들과의 만남을 주제로 한 이 책은 1주일 동안 먹을 식재료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으로 가족마다의 스토리를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책 안에는 다양한 주제가 담겨 있다. 음식으로 시작하지만, 부의 불평등, 비만문제, 지나친 남획으로 인한 수자원 고갈, 공장식 사육으로 인한 동물학대 등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가족들의 평범한 얘기를 통해 잔잔하게 고민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 듯하다. 차드의 난민촌 가족의 얘기에서는 난민촌의 힘든 일상과 그렇게 희망 없는 일상을 보며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미국의 중산층 가족을.. 2021. 9. 4. 엄마의 말뚝 - 박완서 - 세계사 박완서 작가님은 이미 고전에 반열에 올라가야 하시는 분이라고 하고, 10년 전에 작고하셨지만, 죽는 순간까지 소설가로서 사셨다고 한다. 40살의 늦은 나이에 "나목"이란 작품으로 소설가로서 이름을 알리셨고, 그 소설은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라고 하니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엄마의 말뚝 3부외에 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소설을 다 읽고 난 느낌은 남는 것도 많지만, 곱씹는 다기보다는 후련한 쪽에 더 가까운 느낌인 듯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항상 느끼는 감정이지만, 함부로 입밖에 내기 어려운 것들, 그 안타깝거나 부끄러운 상황들에 대한 표현들을 읽으면서 가끔은 시원하고 가끔은 부끄럽기도 하였다. 작가님의 소설에 감정이입이 잘 되는 것은 너무 동떨어진 얘기가 아니라 내가 살면서 느끼는 그런.. 2021. 9. 2. 이전 1 ···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