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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Food?

한국혁명 - 박세길 - 더봄

by soulsight 2021. 9. 16.

 

커버 디자인이 많이 아쉽게 보이는 이 책은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에 대해 고민해보는 책이다.

혁명이라는 약간 과격하게 느껴지는 용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저자의 의도가 혁명 수준의 변화를 얘기하기 위함이라 생각된다.

 

저자는 한국 현대사와 개혁에 대한 다수의 서적을 쓴 재야 역사가이며, 민주화운동을 참여한 진보인사이다.

역사를 보는 시각과 미래에 대한 기대 역시 이런 시각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한국 현대사의 진행과정과 그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의 인과관계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역사가로서의 바탕지식과 통찰이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되는 부분이다.

 

다만, 그가 말하는 해결책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책이 출간된 2017년의 상황과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의 상황이 많이 달라져있다는 것도 고려하면서 읽어야 할 부분이다.

예를 들면 조선업같은 경우는 현재 다시 부활한 상태이고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 또한 책에서 말하는 내용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일부분의 내용을 고하면서 읽는다면 촛불시위로부터 시작하는 이 책의 전개가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촛불시위를 혁명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이 부분은 아마도 다른 의견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도 혁명으로 인한 새로운 결과가 없기 때문에 촛불혁명은 완성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촛불시위는 단기간의 변화가 아니라 장시간 대중이 주체로서 바꿔가는 과정의 시작인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촛불시위는 이제 변화의 시작일 뿐이고, 우리는 아직도 얼마나 더 걸어야 끝에 다다를지 알 수 없다.

아마도 끝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지만, 세상이 더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촛불시위가 갖는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혁명의 가장 큰 목적은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이다.

그러면서 재벌개혁, 노동운동, 복지, 경제, 교육등에서 어떤 식으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나 창조적인 경제활동을 강조하면서 벤쳐기업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의 영향에 대해 인간의 창의력만이 미래를 위한 방안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경영에 있어서는 수평적인 문화를 강조하고 있고 그것만이 미래를 위한 방법론이라고 주장한다.

마지막 장에서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이슈인 통일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책을 마치고 있다.

 

큰 테두리에서 사람중심의 세상이 되어야한다는 것은 아마도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일 것이다.

하지만, 창조성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고 있고 그에 대한 제도로서 벤처기업 육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창조성이 뛰어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고 벤처기업은 경제 활동의 일부분일 뿐 대다수의 사람이 벤처기업에 종사할 수는 없다.

나는 사람중심이라는 개념을 누구나 알고 있는 말인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것에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 미적재능이 뛰어난 사람, 성실함이 무기인 사람, 소박하게 살고 싶은 사람, 어떤 사람이든 만족할 만한 수준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능력주의 시대이고 내 생각엔 저자도 능력주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의 차이는 피할 수 없지만, 이 차이가 차별로 작용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까?

 

벤처기업 육성, 협동조합 설립, 정규직대비 비정규직 임금비율 120% 등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지만, 차별이 그대로 존재하는 한 그저 공염불에 불과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언제나 사람들은 어떤 것을 더 선호할테고, 경제적인 부는 그것을 따라 이동할 테니 말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대안들은 주로 정치나 경제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철학적, 윤리적인 부분과 기후변화에 대한 부분이 거의 없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 생각한다.

나는 촛불시위가 혁명이 되기 위해서는 그 혁명의 결과가 대중의 의식변화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를 위해서는 윤리적인 의식이 성숙해야하고 그것이 새로운 제도와 맞물려 돌아갈 때 혁명이란 이름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사람중심의 세상을 만들려면 사람중심으로 사고하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사람중심으로 사고하여 만들어진 제도가 필요하다.

 

변화의 시작점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능력주의와 성장위주의 사고방식에서는 답을 찾기가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답은 우리가 무시하던 고대 사회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최초의 인간 무리는 소규모였지만, 아이는 공동으로 육아하였고 지도자는 그저 명목상의 존재였을 뿐이다.

내 자손보다는 우리 자손이라는 개념, 누구의 의견이든 경청할 수 있는 겸허함, 청년 세대의 호기심과 창의성이 노년세대의 지식과 지혜와 어우러지는 사회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저 찾아내는 일만 남은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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