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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엇이 되려 하는가 - 카터 핍스 - 김영사

by soulsight 2021. 11. 13.

 

진화란 무엇인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진화는 다윈의 "종의 기원"으로부터 시작된 생명체의 변천사이다.

하지만, 진화론은 그것보다 더 크고  미래지향적이라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고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바로 변화이다.

 

책에서는 4개의 큰 챕터로 나누어 자신의  주장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진화의 개념이 개인의 세계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공동체와 문화, 그리고 영생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위에서도 얘기했던 변화이다.

 

생명체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해가듯 우리의 세계관, 문화, 영성도 변해가며 이 변화는 원을 그리는 순환구조가 아니라 점점 복잡해지고 개선되어 가는 나선형으로 '진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진화하는 변화과정은 모든 개체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개체마다  변화의 정도가 달라 우리가 실제로 느끼고 볼 수 있는 것은 변화의 단계들이 혼재된 모습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진화 혁명가로서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하며 진화론은 생명체나 과학에만 영향을 미치는 개념이 아님을 우리의 세계관과 우리의 문화 그리고  종교적인 신념까지도 진화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한다.

 

그럼 책에서 말하는 진화는 우리에겐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개인적인 의미에서의 진화는 개인이 우주에 존재하는 의미 없는 하나의 점이 아니라 진화를 이어가는데 중요한 선택자라는 것이다.

개인은 의식의 진화를 통해 사회와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고 그 모든 선택의 결과는 문화와 영생의 진화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즉 "전체는 각 부분을 그냥 합해놓은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과 전체가 어떻게 어우러져야 하는지를 개인화가 극단적으로 진행된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음 미래가 어떠한 모습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제시하고 있다.

 

이런 개인들의 선택들은 우리가 가진 문화의 진화를 만든다.

물론 문화의 진화 역시 개인에게 영향을 준다.

부분과 전체는 선후관계가 아닌 상호관계로 작용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진화의 과정이 우리의 영성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현재의 신학의 문제가 변화를 두려워하는 고착성에 있다고 말한다.

즉, 신 역시 진화라는 변화속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저자가 말한 영성에 대한 내용은 수긍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카톨릭과 개신교로 대표되는 서구 사상은 유일신과 절대적인 진리를 추구해왔으니 신이 진화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절대자로서의 신을 부정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 발 앞서있는 모습으로서의 신을 얘기하지만, 분명 이것은 설득력에 있어서 좀 떨어진다고 생각된다.

불완전한 신의 모습을 얘기하면서 진화로서 보충하려는 모습은 약간은 억지스러운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오히려 내 생각엔 저자가 말한 신의 모습은 오히려 노자의 우주론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진화는 중심이 아닌 경계에서 이루어지고 늘 변화한다는 것은 노자의 1장에서 말하는 우주론과 많은 부분에서 흡사함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윈으로부터 시작된 진화론을 저자는 사회전반과 우리 문명 그리고 의식의 깊은 곳까지 연결시켜 이해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가장 강하게 수긍되는 것은 변화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세상을 고정적으로 바라보던 파르메니데스에서 시작된 서양의 관념론이 카톨릭으로 인해 절대신으로 굳어졌었지만, 문명의 진보와 동서양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세상의 정지된 모습이 아닌 변화하는 모습에서 답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인류가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진보는 진화와 함께한다."

 

책 속에 들어있는 말이다.

인간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지만, 반대로 변화를 추구하는 습성도 가지고 있다.

특히 위기가 닥쳤을 때 변화를 두려워하는 습성보다는 변화를 추구하는 습성이 더 좋은 해답을 주기 마련이다.

기후위기, 빈부격차, 세대 간 계급 간 갈등이 점점 치열해지는 시대에 우리가 진화해야 할 다음 모습이 무엇일지는 모른다.

다만,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가져야할 자세에 대해서는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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