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주변 인물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권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은 후 아주 조금이나마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미래사회를 꿈꾸었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에서 얘기하는 유러피언 드림이란 무엇일까?
아메리칸드림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리가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을 통해 힌트를 얻어야 할 질문들은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설명은 마치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이나 대중의 인식과 많이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해방과 전후 극한의 궁핍함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원조에 의존하였고 미국방식의 성장모델과 문화 그리고 가치관을 받아들여왔으니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으리라.
저자가 얘기하는 아메리칸드림은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시 해왔던 것들이다.
개인의 자유는 부의 극대화를 통해 최대화될 수 있으며 국가는 그런 권리를 보장해주어야 한다.
경쟁은 효율성과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자연이 주는 자원은 우리의 발전에 필요한 재료이다.
성장에는 한계가 없으며 오직 자율적인 시장만이 성장의 과실을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다.
서양의 계몽주의로 시작된 물질주의는 미국으로 건너간 청교도의 금욕주의와 맞물려 아메리칸드림의 시초가 되었으며, 그것의 결과가 현재 미국의 모습이라 볼 수 있다.
저자는 역사적, 철학적, 과학적, 경제적인 여러 가지 관점과 근거로 이런 아메리칸드림과 유러피언 드림을 대조시켜 분석하고 있으며, 아메리칸드림의 다음 체제로서 유러피언 드림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유러피언 드림이 정답이라 볼 수는 없겠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유러피언 드림의 강점은 다음과 같다.
단편적인 공동체 구조를 대신할 복합적인 공동체 구조
시장경제를 대체할 네트워크 경제시스템
환원적이며 기계적인 사고방식을 대신할 시스템적 사고방식
죽음 본능을 대신할 생명 본능
시민사회기구의 적극적인 참여
등등등
저자가 유러피언 드림 즉 EU의 정치체제를 미래의 대안으로써 바라보는 이유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사고의 중심에 인간이 있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의 개인주의 즉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배제한 소유권을 중심으로 한 개인주의 담론으로는 미래의 위기와 변화하는 사회구조를 감당할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을 당연시하는 시장경제는 개인과 개인을 섬으로 만들어 고립시키고 있다.
그로 인해 계층 간의 대립이 점점 심해지고 있으며, 대립을 넘어 혐오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지금 자신의 모습에서 볼 수 있지 않은가.
자연을 자원으로 바라보는 계몽주의적 시각은 자연에 대한 착취를 당연시하였으며, 효율성과 발전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 아래 인류의 지속 가능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누구나 얻길 원하는 부는 그 자체로 계급이 되어 인간을 구분하는 강력한 잣대로 작용하고 있다.
아메리칸드림이 우리에게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던 부와 개인의 자유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유러피언 드림은 어떠할까?
"유러피언 드림은 개인의 자유보다 공동체 내의 관계를, 동화보다는 문화적 다양성을, 부의 축적보다 삶의 질을, 무제한적 발전보다 환경 보전을 염두에 둔 지속 가능한 개발을, 무자비한 노력보다 온전함을 느낄 수 있는 "심오한 놀이"를, 재산권보다 보편적 인권과 자연의 권리를, 일방적 무력 행사보다 다원적 협력을 강조한다."
이러한 유러피언 드림에서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공감이야말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접착제로 작용하며 그 결과로 우리는 문화를 만들어내고 사회를 구성하며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다.
공감은 나와는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며, 타인에 대한 존중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개인과 개인뿐만이 아니라, 인종 간에, 민족 간에, 국가 간에, 계층을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개인화되고 경계로 구분 지어가던 세상의 균열을 매워줄 수 있는 매개체가 바로 공감인 것이다.
내가 볼 때 유러피언 드림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공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공감은 인간뿐만이 아니라 자연과 미래세대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
그 바탕에서 저자가 말하는 다양한 미래과제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연과의 공감 속에서 지속 가능한 생존을 이룰 수 있고, 동물과의 공감을 통해 우리는 동물들의 권익을 보전할 수 있고, 계층 간의 공감은 우리를 하나로 이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다음 시대의 사회 체제로서 시험되고 있고 앞장서고 있는 정치 시스템으로서 EU를 바라보고 있으며 유러피언 드림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그 가는 길은 무척 지루하고 어렵고 긴 시간일 것이다.
지금의 EU의 모습으로 오는 길도 힘들었지만, 앞으로 남은 길은 온 길의 몇 배가 될지 몇십 배가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책에서 잠깐 언급되지만, 동양인의 사고 구조가 나오는 부분이 있다.
동양 사람들은 지금 저자가 말하고 있는 유러피언 드림의 사고방식을 추구했던 적이 있다.
아마 그 자취가 지금도 꽤 많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구분이 무색할 만큼 동서양은 가까워졌다고 본다.
우리는 동양인으로서가 아니라 한국인으로서 코리안 드림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 우리 자신을 생각하고 계셨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에겐 모두가 알고 있지만, 많이 고민해보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바로 '홍익인간'이라는 훌륭한 사상이다.
'홍익인간'은 어쩌면 저자가 말하는 유러피언 드림의 가장 완벽한 이상형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김구 선생은 우리나라가 그 어느 것도 아닌 문화강국이 되길 원하셨다.
우리는 이미 조상 때부터 훌륭한 문화강국의 자질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코리언 드림은 우리의 내부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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