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열정은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베드로의 무덤을 찾는 과정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기독교를 믿지 않는 내 입장에서는 신앙에 대한 얘기보다는 바티칸 내부의 부조리에 대한 폭로로서 그리고 천재 금석학자가 여성으로서 그리고 정치적으로 어떻게 희생되었는지에 대한 고발로 읽힌다.
하지만, 신앙을 가진 분들은 예수가 베드로를 교회의 반석으로 삼는다는 말의 실제적 의미로 인해 베드로의 무덤을 찾는 과정이 자신의 신앙에 대한 증거로서 와닿지 않을까?
베드로의 무덤을 찾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재정적인 지원자가 필요했고 일의 중요도 만큼 교황 비오 12세는 절대로 외부에 이 일이 알려지길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시기는 세계대전이 한창 중이었기에 프로젝트의 핵심인물들은 외부와 내부 모두에서 활약을 해야만 했다.
책의 전반부에서 저자는 프로젝트의 중심인물들이 세계대전중에 어떤 활약을 했는지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베드로의 무덤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아마도 저자는 프로젝트의 핵심인물들의 세계대전의 활약상을 얘기하면서 그들의 품성과 열정을 자세히 표현하고 싶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조지 스트레이크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거부를 소개한다.
그는 신실한 신앙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의 재산을 외부에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이 프로젝트에 아낌없이 지원한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내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 생각되는 천재 금석학자 마르게리타 과르두치가 중심인물로 나온다.
그녀는 당신의 여성에 대한 편견과 맞서 싸운 인물이라 할 수 있으며, 천재성과 열정을 겸비한 고고학자이다.
천재들이 늘 그렇듯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것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였으며, 베드로의 유골을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
하지만, 그녀 이전에 발굴을 진행했던 인물들은 여러 가지 이유(자신들의 자존심, 관료적인 구조, 천재에 대한 시기심 등)로 그녀의 연구결과를 부정하였다.
서양 세계에서 베드로의 유골을 로마에서 발견한다는 것은 고고학계의 최고 업적 중의 하나이고, 학문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종교적으로도 그 의미는 배우 크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늘 진실보다는 탐욕이 더 앞서는 법.
바티칸에서 그녀의 지원자가 사라지자 그녀는 퇴출되었고 그녀의 업적은 부정되고 만다.
열정이 늘 합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평생에 걸쳐 베드로의 유골에 대한 자신의 연구가 사실임을 주장하였으나 사후에서야 비로서 교회와 교황으로부터 재확인을 받게 된다.
자신의 인생에 최대 업적이라고 할 만한 것을 부정당하는 기분은 어떠한 것일까?
정치를 전혀 알지못하는 학자의 열정만으로 진실을 지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과르두치의 업적이 그저 그런 것이 아닌 인류사에 중요한 업적으로 남기를 바란 것 같다.
그리고 조지 스트레이크라는 미국의 잘 알려지지 않는 거부의 지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기를 바란 것 같다.
바로 진실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저자가 가장 원한 것은 열정과 신실한 믿음은 결국 합당한 보상을 받게 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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