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이 고골은 체호프, 푸시킨과 함께 러시아의 대문호로 알려졌다고 한다.
감찰관은 그의 대표적인 희곡으로 당시 러시아의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풍자하여 대중의 일깨움을 기대했지만, 대중적인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자신의 기대만큼 대중의 이해를 받은 작품은 아니라 한다.
이 책에는 감찰관과 더불어 결혼, 도박꾼 이렇게 두 개의 회곡이 같이 포함되어 있으며, 세 작품은 모두 당시 러시아의 부조리함과 이중성에 대해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첫 번째 희곡인 감찰관은 고골의 대표작 중 하나로 탐욕스럽고 전형적인 탐관오리인 시장과 주변 지주들이 허풍쟁이 가난한 청년을 감찰관으로 오해하여 그에게 당하고 마지막에는 진짜 감찰관에게 불려 가게 되면서 끝을 맞이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는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진실을 가릴 수 있으며 허약해질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어떻게 탐욕의 연쇄고리가 이어지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시장을 필두로 하여 마을 대부분의 관리들은 부패하였고, 심지어 시장에게 당했다고 고발하는 상인들마저 그 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수없이 리메이크 되었다는 이 작품은 그때나 지금이나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관리의 부정부패는 어느 시대에서나 존재하였고 고골이 기대하였던 대중의 각성이 미약할수록 대중을 양분으로 하여 자라나게 마련일 테니 말이다.
두 번째 희곡인 결혼은 당시 중매를 통해 관습적으로 진행되던 결혼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재산, 지위 혹은 외모와 같은 외적 조건으로 이어지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의 모습은 현대와는 약간 다른 모습이라 생각되지만, 그 풍자성은 충분히 음미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주인공과 상대 여인을 극도로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으로 표현한 것은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길 바라는 고골의 반어법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세 번째 희곡인 도박사는 개인적으로 감찰관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도박을 통해 흥한 주인공은 통렬한 반전을 통해 사기를 당하게 된다.
법에 호소하고 싶지만, 사기를 치려다 당한 사기로 인해 그는 전혀 정당성을 얻지 못하고 가슴만 끓이게 되는데, 그에게 반성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을 속이는 것이 그에게는 예술에 가까운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세 작품은 모두 당시로서는 현실이었던 부조리와 이중성 그리고 사회적으로 깔려있는 가치관에 대한 풍자적 비판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는 관리들과 그게 운명이라 생각하고 사는 시민들, 자신의 선택보다는 외적인 조건에 의존하는 결혼관, 그런 결혼으로 인해 발생되는 많은 부부간의 문제들, 부정과 사기를 당연시하는 사회 풍토
고골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자신의 방식으로 사회적인 충격을 주려했지만, 당시에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던 듯하다.
하지만, 그는 실패한 것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그의 작품은 되돌이표가 되어 다시 대중에게 고골이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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