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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Food?

헝그리 플래닛 - 피터 멘젤, 페이스 달뤼시오 - 윌북

by soulsight 2021. 9. 4.

 

한 권의 책 속에는 얼마나 많은 것을 넣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전 세계의 보통사람들과 만나고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차드의 난민부터 미국의 중산층 가족까지 다양한 가족들과의 만남을 주제로 한 이 책은 1주일 동안 먹을 식재료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으로 가족마다의 스토리를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책 안에는 다양한 주제가 담겨 있다.

음식으로 시작하지만, 부의 불평등, 비만문제, 지나친 남획으로 인한 수자원 고갈, 공장식 사육으로 인한 동물학대 등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가족들의 평범한 얘기를 통해 잔잔하게 고민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 듯하다.

 

차드의 난민촌 가족의 얘기에서는 난민촌의 힘든 일상과 그렇게 희망 없는 일상을 보며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미국의 중산층 가족을 통해 비만이 얼마나 일반적인 고민이 되었는지와 항상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다이어트에 대한 얘기에 공감하기도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가족들은 그들이 속한 국가의 소득 수준에 따라 삶의 질과 수준이 천차만별이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인간의 출발점과 종착점이 가족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모든 문화의 단위로서, 이성과 감정의 구심점으로서 가족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묶여있어야 할 아름다운 구속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 책의 주제는 가족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각 가정의 소득 수준은 몇십 배의 차이가 생길 정도로 불평등하고 이는 세계화의 가장 큰 약점일 것이다.

한쪽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굶기가 일쑤지만, 한쪽에서는 수많은 음식이 버려지고 있다는 것만큼 불공평한 것이 어디에 있을까?

노동이 필요해서 많은 아이를 낳으려는 국가와 출산율 저하에 허덕이는 국가의 차이는 왜 생겨나는 것일까?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자원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의 이기심과 오만은 얼마나 더 커져갈 것인가?

 

책 속의 사진 한 장 한 장이 우리가 이런 질문들에 대하여 진진하게 고민하도록 요구하는 듯하다.

아마도 이런 것이 사진의 매력 중에 하나일 것이다.

 

출간된 지 10년이 넘은 책이지만, 책 속의 풍부한 사진과 이야기들은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이 느껴진다.

메타버스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오늘 나는 이 책으로 세계를 일주한 기분이다.

기분 좋게 피곤한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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