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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Food?

엄마의 말뚝 - 박완서 - 세계사

by soulsight 2021. 9. 2.

 

박완서 작가님은 이미 고전에 반열에 올라가야 하시는 분이라고 하고, 10년 전에 작고하셨지만, 죽는 순간까지 소설가로서 사셨다고 한다.

40살의 늦은 나이에 "나목"이란 작품으로 소설가로서 이름을 알리셨고, 그 소설은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라고 하니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엄마의 말뚝 3부외에 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소설을 다 읽고 난 느낌은 남는 것도 많지만, 곱씹는 다기보다는 후련한 쪽에 더 가까운 느낌인 듯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항상 느끼는 감정이지만, 함부로 입밖에 내기 어려운 것들, 그 안타깝거나 부끄러운 상황들에 대한 표현들을 읽으면서 가끔은 시원하고 가끔은 부끄럽기도 하였다.

 

작가님의 소설에 감정이입이 잘 되는 것은 너무 동떨어진 얘기가 아니라 내가 살면서 느끼는 그런 모습들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내가 어렸을 때 이 소설을 접했다면 조금은 지루하게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나이를 먹고 접한 이 소설 속의 인생들의 모습들은 나 혹은 내 가족 혹은 내 친구나 이웃의 이야기일 수 있거나 혹은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책 서두에 작가님은 엄마의 말뚝을 꽤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작품을 다 읽고 나서 충분히 수긍이 되었다.

자전적인 소설이고 꽤 많은 부분이 작가 본인의 인생이 녹아들어 가 있으며, 남들에게는 숨기고 싶은 얘기였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내 느낌은 비웃음보다는 내 얘기처럼 느껴지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자식을 위해 고집스러울 정도로 희생하는 엄마의 모습과 그런 엄마를 사랑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미워하기도 하는 모습들이 우리들 일상의 모습과 별다를 게 없으니 말이다.

 

작품들의 시대적 배경은 오래전이라 지금과는 매우 다르지만, 인물들의 생각과 관계들은 지금 대입해도 그렇게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아마도 그만큼 작품이 잘 쓰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미래에 어떻게 살 것이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잠깐 멈춰 서서 심호흡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잠시 편안하게 감정을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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