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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서양철학

공정하다는 착각 - 마이클 샌델 - 와이즈베리

by soulsight 2021. 8. 27.

 

우리는 지금 공정한 세상에 살고 있을까?

과연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는 말은 사실일까?

 

사람의 등급을 수저의 재질로 표현하고 건물주를 신에 빗댄 건물주님이라는 단어는 그저 풍자로 넘기면 되는 것일까?

 

마이클 샌델은 교육에서부터 그의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을 시작하고 있다.

미국에서 2019년 대규모로 밝혀진 부모들의 입시부정을 시작하면서 말이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교육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일 것이다.

교육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기도 하지만, 인간의 등급을 나누는 선별기로서 작용할 수도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교육이 선별기로서 작용한 것은 아닐까?

이것을 부정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이로 인해 교육은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물림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의 부와 권위를 대물림하고 싶은 욕구는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다.

더구나 공동체로서의 의식보다 개인으로서의 의식이 강해지면 질수록 이런 욕구는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이 당연할 것이라 생각된다.

왜 이런 자연스러운 욕구를 우리는 지양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왕권신수설을 어이없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정도전은 조선을 건국하면서 왕권을 견재하기위해 신권통치를 중히 생각하였고, 실제로 독재를 하고 있는 국가에서 조차 자신들은 민주주의를 추구하며 권력의 분산을 주장하고 있다.

 

부와 권력의 대물림을 엘리트의 능력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동경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능력주의는 이런 사실에 비틀고 왜곡하여 현실을 가리고 있다.

능력주의는 만인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그 기회의 평등이란 가리개로 현실을 가려 모든 사람의 개별성을 말살하였고 오히려 사회에 불평등을 중폭 시키는 결과는 낳고 있다.

 

현대의 우리는 인간이 가진 수많은 가치중에 부라는 가치를 최고로 여기며 모든 현상을 그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가는 경제를 발전시켜 GDP를 증가시켜야하고 개인은 어떻게든 부라는 계단을 한 계단씩 올라가야 한다.

직업의 다양성을 얘기하지만, 그것의 목적이 오로지 부라는 한 점에 집중되어 있어 실상 직업의 다양성이 아닌 직업의 차별성만 늘어가고 있다.

 

능력주의는 개인의 개별성을 말살한다.

주변을 둘러보라.

당신은 원하는 삶의 모습이 당신이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과 비슷한가?

당신의 아이의 미래가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가?

 

능력주의는 기회의 평등을 주장하면서 계급을 당연시한다.

성장의 방향이 한 가지라면 서로 간의 구분은 결국 계급으로만 구분되어지지 않을까?

어쨌든 우리는 위로 올라가야 하고 그래야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위가 있다는 것은 반드시 아래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운칠기삼

 

능력주의자가 듣기에 가장 거북한 말일 것이다.

요즘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당신이 어떤 가정에서 태어나고 어떤 사람들과 만나며 성장해왔고 사회생활을 하면 어떤 사람을 만나왔는지.

당신이 태어난 시기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며, 자연환경은 어떠했고 기술의 발전은 어느 수준인지.

이 외에 수많은 상황들이 얽히고 설켜 개인은 성장한다.

 

개인의 노력은 가장 중요한 주제이지만, 그것은 그 개인이 속한 사회 안에서 발현된다.

이 영향을 무시하고 오로지 개인의 능력만을 강조하므로 인해 샌델은 승자에게는 무한한 권리를 패자에게는 무한한 치욕을 안겨주고 있다고 한다.

 

현대는 불평이 가득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부유한 사람도 가난한 사람도 성공한 사람도 실패한 사람도 아이도 어른도 남자도 여자도 온갖 불평을 얘기하고 있다.

없는 자는 배고프다고 아우성치고, 가진 자는 더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다.

이렇게 불평의 메아리치는 시대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을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일까?

 

책 속에서 샌델이 제시한 방편은 첫 발을 떼기 위한 방법이고 반론도 만만치 않은 것들이라 생각된다.

그중에 가장 수긍이 되는 것은 역시나 교육이다.

개인 하나하나의 의식 수준을 높여 그 개인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확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개혁의 방법일 테니 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 하나하나가 모여 사회를 이루지만, 그 사회가 없으면 개인은 동물과 같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가 타인을 보는 시각이 한 가지라면 (부를 통해서만 본다면) 위아래로 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여러 각도로 바라볼 수 있다면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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