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필독서 중에 하나라는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드디어 읽게 되었다.
카가 정의한 역사란 과거의 사실과 현재의 역사가가 나누는 대화이다.
역사를 정적인 사실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동적이면서 선택적이고 주관적이라는 의미를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역사는 기록되는 시점에서 이미 기록자의 주관과 선택 그리고 사회 환경의 영향을 받게 된다.
그것을 해석하는 역사가도 자신의 선택과 주관 그리고 사회 환경에 따른 해석을 내리게 된다.
그래서 역사에 접근할 때는 먼저 그 역사를 기술한 역사가부터 접근하라는 충고를 한다.
어느 정도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미 이런 생각이 널리 알려져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카 같은 사람이 존재하였기에 우리의 인식이 그렇게 바뀔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에 일어난 일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일까?
역사가가 아닌 내가 보기에 첫 번째 이유는 재미인 것 같다.
삼국지, 초한지, 로마사, 프랑스혁명 등등 인류가 만들어온 역사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늘 흥미진진하다.
스토리는 인간이 가장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이고 거기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우리는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감동을 받기도 하지 않던가.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기반으로 새로운 창작의 소재가 되기도 하니 역사는 재미라는 주제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이유는 현재를 바라보는 통찰을 얻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과거의 수많은 선택들과 그 결과를 보면서 현재의 내 모습을 투명한 눈으로 바라보고 정확하게 인식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개인의 존재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투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점에 있는 수많은 자기개발서들의 존재가 그런 것을 반증하는 증거일 것이다.
나는 그런 서적보다는 역사에 관심을 갖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접하면서 얻은 통찰은 내 현재의 모습이 만들어진 이유를 알려주고 앞으로 만들어갈 모습에 대한 힌트를 주며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해야 하고 공동체 안의 개인으로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알려줄 것이다.
우리는 항상 해답에 굶주려 있는지도 모른다.
사회는 복잡해지고 있고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미래는 안개에 덮여 있다.
시간은 사고의 여유도 주지 않고 우리의 멱살을 잡고 알 수 없는 미래로 우리를 끌고 가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지금 가는 길은 내가 원해서 가는 것일까? 아니면 끌려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찾는 해답은 어쩌면 우리가 걸어온 길에 있을지도 모른다.
역사가 해답을 주지는 못해도 최소한의 힌트는 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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