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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명이야기 1-1 - 윌 듀런트 - 왕수민, 한상석 옮김 - 민음사

by soulsight 2022. 4. 30.

 

문명사라는 주제는 역사를 다루는 학문 중 가장 포괄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인 윌 듀런트는 필생의 역작으로서 자신의 생애를 바쳐 모은 문명사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 모두 담아놓았다.

윤리, 법률, 결혼, 전쟁, 경제, 미술 등 역사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분야에 대해 조사한 그는 수많은 자료조사와 현지 탐방을 통해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부인조차도 처음엔 조수로 참여했지만, 중간부터는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부부가 한 가지 목표를 향해 함께 걸어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부러운 인생을 살았지만, 책 안에 담긴 넓이와 깊이를 가늠하기 힘든 지식의 수준은 분명 인간으로서 존경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민음사에서 10권의 시리즈를 발행한 이후 다음 책의 번역 작업이 아직 미정이라고 한다.

판매량이 적어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완간을 해주길 기대해본다.

총 10권인 한국어판은 르네상스 시대까지의 문명사가 담겨 있으며, 저자가 완간한 책은 나폴레옹 시대 이후부터 1900년대까지 다뤘다고 한다.

아마도 제대로 완간이 된다면 한국어판은 4~6권 정도 더 발간되어야 하는 분량인 것 같다.

 

한국어판 10권의 책 분량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동양 문명을 시작으로(서구의 시각에서 말하는 동양이다) 인도, 중국, 일본 문명까지 담고 있는 동양 문명과 그리스 로마시대, 중세와 이슬람 문명, 그리고 르네상스까지 다루고 있다.

 

서두에서는 문명사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기본 지식들을 다루고 있다.

문명의 조건과 경제적, 정치적, 윤리적, 정신적 요소들을 다루고 있으며, 구석기시대의 알려진 가장 처음 시대인 125,000년 전 선셸문화로 본격적인 문명이야기가 시작한다.

역사시대의 시작이랄 수 있는 수메르 시대부터 시작하고 이집트, 바빌로니아, 아시리아, 유대를 거쳐 페르시아 문명까지 1-1권이 담고 있는 내용이다.

동양 문명은 1-2권에서도 이어지며 중국, 인도, 일본 등의 역사를 담고 있다.

 

P.183

인간이 아직 반인반수의 모습을 하고 있던 시절, 동굴 속이나 나뭇가지에 웅크리고 있던 별난 누군가가 머리를 쥐어짜 처음으로 보통 명사를 만들어 내면서 인간은 비로소 인간다워질 수 있었다.

 

인간다워진다는 것이 무엇일까?

보통명사를 만들어 내면서 인간다워졌다는 것은 인간과 비인간을 나누고 먹을 것과 못 먹을 것을 나누고 우리 편과 적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특히나 내가 속한 부류는 항상 다른 부류보다는 올바르고 정의로우며 윤리적인 부류라는 것

인간을 진보하게 만든 힘은 인간을 서로 다투게 했는지도 모른다.

 

P.154

인간은 과학보다는 상상력에 더 쉽게 지배받는 법이다.

 

인간이 종교를 없애버릴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일 것이다.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이 바로 종교가 아닐까?

 

P.91

사회를 다스리는 힘은 두 가지로, 평화 시에는 말이 위기 시에는 검이 다스린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시대를 우리는 평화라고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간은 끊임없이 서로 전쟁을 해 왔으며 어딘가에서는 끊임없이 분쟁이 일어나고 있고, 누군가는 폭력에 의해 죽어가고 있다.

평화라는 그 시기마저도 우리는 서로 피터지게 논쟁하고 비난하고 치열하게 다툰다.

바로 권력을 위해서 말이다.

문명이 진보했다는 건 무력이 논쟁으로 바뀌었다는 사실뿐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처럼 우리는 언제든 다시 돌아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P.289

순진하게도 우리는 인간이 옛날의 수준 낮은 문화를 거치고 끊임없이 발전해 오늘날의 유례없는 절정기에 이르렀다고 여기는데, 부질없는 생각인 셈이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고민들의 거의 대부분은 옛사람들이 이미 해본 것들이다.

우리의 육체는 우리의 조상들의 그것보다 더 뛰어나지 않다.

우리가 고전이라는 옛글을 수백 년 수천 년이 지난 지금 읽으면서 새로운 것을 깨닫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천리길도 한 걸음 부터라지만 이 책을 읽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10분의 1을 지나온 여정의 초입부터 만만치 않음을 느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방대한 지식을 남긴 저자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이 책은 끝까지 완독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쉽게 와닿지 않는 글들이지만,

원래 역사란 재밌기도 지루하기도 한 학문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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