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을 필요로 하는 나라는 불행하다."
장 지글러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쓴 저자로 오랫동안 유엔 식량 조사관으로 일하면서 그의 눈으로 본 분배의 불평등에 대해 이 책에서 고발하고 있다.
세계의 부는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동에서 서로 이동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는 주된 착취의 대상이며, 세계화를 부르짖는 다국적 기업과 그와 결탁한 토착세력인 매판 상인(콤프라도르)에 의해 착취가 자행되고 있다.
콤프라도르는 일제 치하의 우리나라에도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한다고 생각되는 친일파나 외세의 세력을 등에 업은 기득권을 칭한다.
부의 불균형이 가장 문제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생존권이라 할 수 있다.
저자가 집필할 당시인 2000년 초반에 이미 전 세계 식량 총생산량은 120억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수억 명의 빈민들은 하루에 필요한 열량조차 섭취하지 못하고 죽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굶어 죽고 한쪽에서는 남아도는 식량이 썩어나가거나 가축의 사료로 이용되는 현실을 저자는 살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불균형은 왜 생겨나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일까?
자본주의는 극한의 효율성을 추구한다.
물론 그 목표는 이익의 극대화이며, 자본주의의 도덕률에서 이익의 극대화는 너무나 당연한 개념이다.
문제는 이런 이념 속에 인간의 존엄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열량이 공급되지 않으면 개인의 권리에 대한 인식은 뒷전이 되어 버린다.
이익을 극대화를 위해서는 바로 이렇게 궁지에 몰린 상태의 인간이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의 생산기지가 저임금 국가로 이동하는 현상은 이런 의미에서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다.
문제는 이런 문제에 대한 대항세력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지금 자본주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경제이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공산주의의 몰락 이후 자본주의가 경계할 라이벌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독주는 자본주의의 독선과 독재를 낳았고, 이로 인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하 급수적으로 심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여기에는 개인의 재산을 중시하는 풍토도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제1세계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은 이런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기업이 원가 절감에 목을 매는 이유가 소비자의 가격위주의 선택이라는 점은 당신도 나도 부정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기아에 허덕이는 국가들은 지금도 악순환을 겪고 있다.
그들은 빌린 외채는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외채를 다시 갚는 데 사용되고 일부는 콤프라도르의 횡령으로 사라진다.
식량이나 원자재를 주로 생산하는 그들의 생산품은 투기세력과 자본가들의 농간으로 헐값에 팔려 가격 조정자들에게로 대부분의 이익이 돌아가는 악순환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도망치기도 쉽지는 않다.
국제법상 난민의 권리는 모두 무시되기 일쑤이고, 어느 국가도 받아주지 않는 지구적인 부랑자가 되어 망망대해를 헤매다 생을 마감하기 때문이다.
부유한 국가의 국민들도 여기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자본의 힘은 겉으로는 친근하게 웃고 있지만, 속에서는 끝없는 탐욕의 칼을 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런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뭉치는 것이다.
"여론은 무지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무지는 독재를 부추긴다."라는
책 속의 말처럼 우리의 무지와 무관심은 그들의 욕심을 자극할 뿐이고 정당화할 빌미를 마련해 줄 뿐이다.
"인간은 인간의 치료약이다."
세네갈 강 하구에 사는 윌로프족들이 즐겨 쓰는 속담이라 한다.
인간의 문제는 인간만이 해결할 수 있으며, 결국 당신과 나의 하나 됨으로만 이 독재권력에 대항할 수 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중요하다.
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라는 개념이 필요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은 약하지만, 뭉쳤을 때 온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우리는 오지랖을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한다.
하지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오지랖 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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