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광장은 주인공 이명준이 이데올로기의 억압에서 도피하며 겪은 일을 주 소재로 하고 있다.
최인훈님 스스로 월남한 작가로서 그의 자전적인 소설이기도 하다고 생각된다.
소설의 시대는 해방직후 부터 6.25전쟁이 휴전으로 끝났을 때까지의 얘기이고 주인공은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의 피해자로서 두 체제에서 모두 도망치는 길을 선택하게된다.
남한은 친일을 하던 이들이 미군정에 붙어 지속적으로 부와 권력을 축적하고 있었고 반공사상을 불어넣어 사상적 탄압을 자행하고 있었으며,
북한 역시 당을 앞세운 전체주의로 개인을 억압하고 개인 하나하나를 허수아비로 만들어 구속하고 있어 주인공은 이 두 체제를 겪으면서 체제에 절망하고 결국 종전 후 중립국행을 택하게된다.
소설의 제목이자 자주 언급되는 광장과 그에 상대되는 개념으로 쓰이는 밀실은 인간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두가지이다.
광장은 사회성을 밀실은 개별성을 의미하며 소설속의 남북의 체제는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이 광장과 밀실을 파괴하고 있다.
남쪽은 부정과 부패로서 북쪽은 주체사상과 개별성의 말살로서
소설이란 주인공의 삶에 자신을 비춰보는 것이 꽤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입장에서 이소설에서 말하고 있는 체제의 결함은 지금 적용한다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북한 사회야 정확히 알 도리가 없지만, 남한의 현재 모습이 과연 주인공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상일까?
우리는 어느새 다양성을 잃고 모든 사람이 같은 것 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때와 달리 이제는 어느정도 자유가 보장되있지만, 그 자유를 우리는 자유롭게 쓰고 있을까?
북한이 당의 외압으로 개성을 말살하고 있다면 남한은 시스템 자체에서 말살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적어도 남들만큼은 살아야한다는 사고방식에는 스스로 몰개성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되는 위험성이 같이 포함되어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결국 두 체제를 모두 버리고 제3의 선택을 한다.
하지만, 주인공의 끝은 제3의 선택조차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음을 얘기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 이시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광장과 밀실은 다르지만 같은 것이다.
즉 사회성과 개별성은 다르지만 양립해서 존재할 때만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인간은 사회안에서 존재해야하지만, 그 사회를 외부에서 바라볼 자유를 누려야한다.
나는 우리가 이런 방향을 바라보고 가길 바라고 있다.
-구운몽-
시작부터 이해하기 어려웠던 이 소설은 후반부에 가서야 4.19의거에 배경을 둔 소설임을 알게된다.
대부분의 글이 그렇듯 이 소설역시 작가와 시대적인 배경을 알지 못하고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 같다.
특히나 이 소설의 대부분은 주인공 독고민의 꿈을 내용으로 하는데 꿈의 내용이 그렇듯 전후 맥락이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고 널뛰듯이 상황이 바뀌어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독고민은 꿈속에서 숙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쫓기지만 그 가운데에는 텅빈 광장이 있다.
소설 광장에서 얘기한 광장과는 전혀 다른 텅비어 아무도 없이 싸늘한 광장의 모습은 4.19 이후에 바로 5.16 군사 정변에 대한 참담함의 표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꿈속에서 나오는 정부군과 혁명군의 방송이 그런 맥락에서 읽혀질 수도 있음을 소설 후반부에 가서야 알 수 있었다.
혁명은 실패하였고 민중은 혁명군은 배신하였다.
하지만, 그렇다해도 민중을 사랑해야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으며 혁명은 그렇게 진행이 되어야한다고 얘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문학적인 전문지식을 갖지 못한 나로서는 이 소설이 대단히 이해하기 어려운 소설이기도 하고 전후 맥락과 겹치는 인물들의 관계 그속에 함축된 의미까지 이해하는 것이 아직은 불가능한 것 같다.
어쩌면 5.16이후 글의 표현에 대한 제약이 작가가 이렇게 복잡한 구조로 소설을 쓰도록 강제하였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것만은 분명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4.19의 희망이 5.16의 절망으로 바뀌었지만, 대중은 항상 느리게 뚜벅뚜벅 세상을 바꾸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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