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한국 콜마의 회장이라는 저자의 약력을 보고 놀랐다.
기업 회장의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고증과 답사를 통해 이런 책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웬만한 열정을 가지고는 힘든 일일 테니 말이다.
우리는 충무공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왔지만, 그의 모친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많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아마도 충무공께서 의금부에 갇혔을 때 아들을 찾아가다 해상에서 운명하셨다는 것 정도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충무공의 모친과 외가 쪽 지지세력에 대해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얘기들을 다루고 있다.
충무공에게 모친은 하늘이었고, 모친에게 충무공은 먼저 앞세운 아들 둘을 대신한 기둥이었다.
P.120
아침을 먹은 후 어머니께 하직을 고하니 "가서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으라"라고 두세 번 타이르시며 조금도 이별하는 것을 탄식하지는 않으셨다.
(1594년 1월 12일 일기)
저자는 모친 초계 변씨가 얼마나 당차고 의지가 강한 여성이었는가를 고증하고 있다.
또한 모친을 통해 충무공의 외가가 얼마나 전폭적으로 충무공을 지원하였고, 왜적을 막기 위해 그들의 목숨을 바쳤는지에 대해서도 우리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너무나도 안타깝게 사료가 부족하다.
저자의 훌륭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 추론과 상상에 의지하여 서술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신분과 성별에 대한 차별이 역사에 얼마나 악영향을 주는가였다. (물론 어느 분야든 악영향을 준다.)
왜적을 물리치는데 남녀노소 신분 고하를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한 그들이지만 후손들은 그 정보조차 신분에 따라서 밖에 알 수 없다니...
책 마지막에 초계 변씨의 연보를 보면 생사와 출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신이 한 일보다는 충무공이 한 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충무공을 통해서만 그의 모친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남녀 차별의 수준이 많이 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심지어 역차별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차별에 대해서 아직도 아이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초계 변씨의 강한 의지와 강단이 충무공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저자는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통해 느낀 교훈은 여성은 남자의 그림자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하루빨리 남성을 통해서가 아니라 여성을 직접 바라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우리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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