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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모든 순간의 물리학 - 카를로 로벨리 - 김현주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by soulsight 2022. 3. 5.

 

이 책의 저자인 카를로 로벨리는 물리학의 대가이자 제2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그가 쓴 이 책은 부제와는 조금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일반인이 물리학을 입문하기에 아주 좋다고 생각된다.

최신 물리학 이론인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이론을 정말 쉽게 설명해놓았기 때문이다.

 

총 7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나하나 쉬운 교양강의를 듣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다.

특히 물리학 이론을 설명하는 행간 사이사이에 자신의 철학적인 사유를 양념처럼 뿌려놓아 지식 이상의 사고를 유도하고 있는 것은 그가 가진 탁월한 어법이라고 생각된다.

 

책에서 다루는 물리학 이론은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천제물리학, 입자물리학 열역학, 루프양자중력이론 등 현대 물리학에서 다루는 최신 이론들로 구성되어 있다.

게다가 148페이지라는 얇은 두께는 교양서적임에도 두툼한 두께를 자랑하는 다른 물리학 책들보다 부담감을 덜어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마지막 챕터에서 다루어진다.

바로 인간과 물리학의 관계라는 주제이다.

 

양자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양자는 다른 양자와 상호작용의 결과로 그 존재를 드러내며, 그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그 존재를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이 관점을 인간에게도 적용시키는 것 같다.

 

P.111

우리와 세상의 커뮤니케이션은 우리와 자연의 나머지 부분을 구분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세상의 사물들은 꾸준히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그 과정에서 상호작용을 함께한 다른 사물들의 상태를 알고 흔적을 얻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사물은 서로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교환합니다.

 

나란 존재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나를 탐구해서는 찾아낼 수 없다.

나는 자연과의 수많은 상호작용의 결과이며, 그렇기에 자연의 일부이다.

즉 나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너와 나의 관계를 탐구해야 한다.

나와 수많은 자연의 부분들과의 관계를 탐구해야 해답에 접근할 수 있다.

 

P.116

우리의 뇌 속에는 은하계 하나를 채울 만큼의 숫자인 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들어 있습니다.

이 신경세포들이 이룰 수 있는 관계나 조합을 생각하면 훨씬 더 천문학적인 수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얼마 되지 않는 세포들이 아닌, 모든 세포의 총체로 만들어진 하나의 프로세스라는 것만 알 수 있습니다.

 

뇌의 작동방식을 우리가 프로세스로 인식하는 것처럼, 인간에 대한 탐구도 프로세스로 인식할 수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

즉, 나는 수많은 관계의 프로세스가 총합된 결과인 것이다.

 

저자가 보는 인류의 미래는 어둡다.

 

P.120

나는 조만간 우리가 만든 문명이 끝나기도 전에 우리 역시 진정으로 멸종에 이르는 모습을 의식적으로 깨달아야 하는 종이 될까 봐 두렵습니다.

 

인간의 수명이 짧은 만큼 인간의 인지능력은 자신의 삶 안에 갇혀있고, 그마저도 삶의 일부분만 기억할 뿐이다.

수십 년 뒤의 미래도 우리에겐 먼 미래의 일이고, 정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

더구나 우리와 비슷한 12종 중 지금까지 살아남은 종은 오직 우리뿐이니 말이다.

개인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유일한 종으로서 우리 문명의 멸망을 받아들이는 유일한 종이 될 것을 우려하는 저자의 말은 나 역시 크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물리학자답게 저자는 인간의 호기심에 대해 얘기하면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P.123

여기, 우리가 알고 있는 한계의 끝부분, 즉 우리가 모르는 바다와 맞닿아 있는 이곳에서 세상의 신비와 아름다움이 반짝이는 빛을 뿜어 우리를 숨죽이게 합니다.

 

언젠가 죽음은 반드시 온다.

하지만, 우리가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죽음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발자국 하나를 남기기 위해 살아간다.

그렇게 우리는 자연과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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