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얼마나 좋은 정치제도일까?
하버드 정치학과 교수들인 저자들은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렇게 급히 집필되어서 그런지 무게감이 가볍다는 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 아웃사이더가 전제주의로 변하는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고, 그런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선동가를 구별할 수 있는 도표까지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이 이 둘에게 왜 이런 위기감을 주었을까?
트럼프는 저자들이 제시한 도표의 4가지 위험유형 모두에 해당하는 사람이었고, 정치 경험도 적었으며, 민주주의 체제에 안 좋은 선례를 남길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었다.
물론 실제로도 그랬고 임기 막판에는 탄핵까지 진행되면서 안좋은 결말을 맞게 된다.
그렇다면 조 바이든이 당선된 지금의 미국은 안전한가?
아마 저자들은 이점을 부정하리라 생각한다.
책에서도 트럼프의 당선은 이전 사반세기 간에 걸쳐 진행된 정치적 양극화가 트럼프의 당선으로 표출된 것이라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극한의 대립을 멈추지 않으면 어차피 제2, 제3의 트럼프가 또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제시한 가장 큰 문제점이자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정치인의 상호존중과 규범이다.
이것이 없이는 민주주의가 올바르게 유지될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근데 내 생각에는 상호존중과 규범과 같은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규범이 잘 지켜진다면 굳이 민주주의가 아니라도 국가는 잘 굴러간다.
왕정시대에도 그랬고 봉건시대에도 그랬고 동양에서도 그랬다.
지배층의 도덕의식이 높으면 국민들은 행복했다.
민주주의가 지금까지 살아남았고 미래에도 유지되리라 생각되는 강점은 권력의 중심이 지배층이 아니라 대중에게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들은 대중의 무지를 염두에 두고 설명을 하기에 밀실정치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하고 정당에 대한 중요성만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아직 덜 성숙한 이유는 아마도 저자들의 생각처럼 대중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나 경제적인 불평등은 대중의 성숙을 막는 가장 큰 장벽이기도 하다.
이 책의 후반부에 살짝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 얘기를 하지만, 나는 이 경제적 불평등이 가장 큰 문제라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힘들면 정치에도 사회적 이슈에도 관심을 갖지 못하게 되고, 불만이 늘어가게 된다.
당연히 저자들이 얘기하는 선동과 포퓰리즘에 쉽게 현혹되는 상황이 된다.
더구나 미국은 능력 만능주의 국가가 아니던가.
저자들은 상호존중과 규범을 정치인들이 가져야 민주주의가 유지될 수 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것은 소극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권력의 중심이라고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국민이 진정한 권력자가 되지 않는 한 민주주의는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국민이 삶의 여유를 갖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발전할 수 없다.
삶에 찌들고 미래를 불안해하며 권력자의 눈치를 보는 국민들이 대다수인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을까?
이런 환경이 바로 저자들이 말하는 포퓰리스트나 선동가가 집권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이 아닌가?
역사적인 성군들은 백성을 자신의 몸처럼 아꼈다.
노자는 다스리지 않는 것을 최고의 다스림이라고 하였다.
예산 따왔다고 현수막 거는 정치인부터 사라져야 정치가 올바르게 바뀔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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