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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Food?

나의 형, 체 게바라 - 후안 마르틴 게바라, 아르멜 뱅상 - 홍익출판사

by soulsight 2021. 8. 21.

 

동생이 바라본 형이자 우상으로서 체의 모습과 그의 가족이 겪었던 숨겨진 비화들이 가득한 이 책은 혁명의 아이콘이자 쿠바의 영웅인 체의 막내동생이 인생의 후반기에 쓴 책이다.

 

책 안에서는 주로 체의 얘기보다는 체의 가족들의 얘기가 주를 이룬다.

그가 쿠바의 혁명에 성공하고 볼리비아에서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그의 가족 역시도 조국 아르헨티나에서 낙인이 찍힌 채 수많은 고초를 겪었고 힘든 삶을 이어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그의 가족들은 공산주의자로 낙인이 찍혀 그의 조국에서도 살 수가 없었고, 어머니는 아들을 그리워하면서 돌아가셨으며 막내는 평생의 우상인 형의 뒷모습을 따라가다 8년이 넘는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온 가족이 힘들었지만, 체의 가족들은 체만큼 용감하였고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거대한 권력의 힘에 맞선다는 것이 단지 개인의 인생만이 아닌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체의 고뇌가 얼마나 컸을지 그의 용기와 의지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체가 전설로 남기를 바라지 않는다.

전설이 되어 갈수록 그가 가진 사상이 왜곡되고 부풀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원하는 것은 체의 사상이 그가 얼마나 인간을 사랑했는지 그리고 어떤 인간이든 스스로 역사의 노예가 아닌 건축가가 되기를 바랐는지를 기억하는 것이지 체를 숭배하는 것이 아니다.

 

체의 얘기가 더 마음에 와 닿는 이유는 우리나라도 민주화 과정 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고 그들의 가족들 역시 탄압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자유의 호흡이 가능한 것 역시 우리나라에 체같은 혁명가가 있었으며, 그들의 가족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이전에 우리의 현대사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수많은 독립군과 그 가족들의 피와 눈물이 아니던가.

 

체를 단순히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는 것은 스스로가 이념의 노예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념이란 인간을 자유롭게하기위한 방법론이다.

체는 마르크스주의에서 그 방법론을 찾았고 그것을 체 게바라 주의로 승화시켰다.

우리는 공산주의자로서가 아니라 체게바라로서 그의 사상을 평가하여야 한다.

 

민중이 가진 유일한 힘은 수이다.

오직 많은 숫자로만 거대한 권력에 대항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많은 수는 힘을 모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체는 인간에 대한 존중과 양심으로 그 힘을 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체가 교육을 그렇게도 강조한 이유가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현재의 우리 자신과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공동체보다 개인의 중요성이 점점더 부각되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나라뿐이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우리가 개인에게 집중하고 공동체로서의 존재를 잊어갈수록 우리가 가진 힘은 작아지고 권력의 힘은 강해질 것이다.

체가 걱정한 것이 이런 것 아니었을까?

 

우리를 지배하는 거대한 권력은 스스로 생겨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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