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님의 담론은 성공회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엮어 낸 책이다.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으며 1부에서는 고전의 소개를 주로 하고 있고, 2부는 사람을 중심으로 사유하는 인문학 본연의 역할에 대한 얘기이다.
고전은 동양의 주요 고전들에 대한 내용으로 공자와 주역, 노자, 장자, 순자, 묵자, 한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양사상을 소개하고 있고 처음 고전을 접하는 사람에게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으 고전의 세계를 시작하는 것도 아주 좋은 선택일 것 같다.
2부는 인문학이 왜 사람을 중심으로 사유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저자가 감옥에서 생활하면서 얻은 다양한 경험과 성찰을 소개하면서 관계론으로서의 인문학을 얘기하고 있다.
책을 덮고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양심과 연상세계라는 단어이다.
'양심'은 가진자가 가져야 할 가치판단의 기준이다.
지식을 가진 지식인, 권력자, 자산가등 양심이 없을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인간은 없을 때와 그것을 얻었을 때의 판단과 행동이 다르다.
양심을 갖는 것이 그 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없앨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하나는 연상세계인데 이것은 저자가 만들어낸 것으로 어떤 단어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말한다.
저자는 감옥생활 중 단어에 연관된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스스로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 떠오른 이미지가 매우 차갑고 비인간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가난, 고통, 불평등의 단어가 떠올리는 이미지에는 사람이 없었다.
거기에는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만이 있었다고 한다.
무척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책을 수만권을 읽고 수많은 글을 써도 그 안에 인간이 없다면 과연 무엇을 한 것일까?
강의와 담론을 모두 읽고 나서 이 전에 읽은 고전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과연 제대로 책을 읽고 있었을까?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이었던 걸까?
지식을 얻을 수록 고민은 깊어만 간다.
※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Book? Food?'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산의 마지막 습관 - 조윤제 (0) | 2021.07.04 |
---|---|
코로나 사이언스 - 기초과학연구원(IBS) (0) | 2021.07.01 |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마이클 셀런버거 (0) | 2021.06.14 |
침묵의 봄 - 레이첼 카슨 (0) | 2021.06.11 |
탐욕의 시대 - 장 지글러 누가 세계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가? (0) | 2021.06.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