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의 시대는 가고 영웅의 시대가 오다.
2권의 이야기는 진晉나라 문공과 주연급 조연인 진秦나라 목공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가 2권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영웅의 시대 즉 인간의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하상주로 이어지는 성인의 시대인 신화와 전설의 시대는 중간 성격의 인물인 관중이 죽음으로서 마감하게 된다.
이상보다는 현실에 집중하는 리더들의 모습 속에서 저자는 전국시대와 군국주의로 이동하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짚어내고 있다.
P.92
목공의 강점은 이런 것이다.
자신이 착하지 않아도 착한 사람을 알아보고 써서 통찰을 얻는다.
백리해, 건숙, 공손지가 모두 그런 인물들이다.
더구나 한 사람의 위대한 성인이 주도하던 시대의 흐름은, 엘리트 집단이 주도하는 시대로 변한 것이다.
권력다툼에 밀려 정처 없이 떠돌던 문공은 70이 다 돼서야 수장이 되었고 그는 자신의 힘이 아닌 신하들의 힘으로 진나라를 패권국가로 만든다.
목공 역시 자기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현명한 신하들과 나라를 성장시킨다.
어느덧 한 사람의 힘으로 제어하기에는 힘든 수준으로 권력의 힘이 커진 것인지도 모른다.
P.28
골짜기에 있는 국가들은 나쁘게 말하면 백성들에 대한 강도 높은 착취가 가능했고, 좋게 말하면 토지를 집약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P.209
관중이 부유한 제나라로 사람을 끌어들였다면, 문공은 분지의 토지를 잘 갈무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밖으로 팽창하고자 했다.
성인의 시대가 가면서 권력은 인간들을 끌어들이고 국가는 군국주의의 시대로 접어든다.
성안의 국인들뿐만이 아니라 성 밖의 야인들도 군역을 위해 동원되었고 전쟁의 규모도 점점 커져만 간다.
P.250
춘추 말기의 위대한 사상들은 모두 전쟁에 대한 반작용에서 나온 것이다.
적극적으로 전쟁을 없애기 위한 이론도 있었고, 침략전만 배제하자는 이론도 있었으며, 전쟁을 통해서 전쟁을 극복하자는 이론도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이론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전쟁 상태를 종식시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전쟁의 목적, 수단, 정의 등 모든 방면에서 서양의 어떤 이론도 중국의 이론들을 따라잡지 못했다.
이기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전국시대에 비해 아직은 명분이 더 중요한 춘추시대이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권력이 강력해지고 상하관계가 분명해질수록 인간은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모두가 전쟁을 바라지 않을 지라도 이런 인간의 권력에 대한 무한한 애정은 필연적으로 다툼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근심이 시작되고 성인의 시대가 끝났다.
현대에 와서 권력의 추구는 당연시된다.
평등을 외치면서 권력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만큼 모순적인 일은 없겠지만, 우리는 이런 이중성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한다.
차별의 시대는 권력의 발생과 때를 같이하는 것이다.
P.322
기원전 629년 문공의 최측근인 호언이 죽었지만 조최와 서신이 남아서 나라를 보좌했고, 선진은 여전히 중군의 원수로서 효산의 싸움을 승리로 이끌었다.
많은 인재들을 남겨 뒤를 받치게 하는 점에서는 진 문공이 제 환공이나 관중보다 나았다.
다시 말해 진 문공이 더 현실적이었다.
개인보다 집단의 힘이 중요해졌다는 것은 그만큼 인간 사회의 유연성이 커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회에 대한 한 사람의 지배력이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사회의 안정성과 지속성은 커진다.
유전자가 진화하듯 인간의 문화도 이렇게 진화해왔다.
이것이 다윈이 발견하고 리처드 도킨스가 그의 책에서 말한 문화가 진화하는 방법일 것이다.
성인의 시대가 저문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완벽이라는 말보다 적응이라는 말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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