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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2

소년이 온다 - 한강 - 창비 P.114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지 못해 일어난 사람들 그들을 끝까지 움직이도록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죽음을 마주 보게 한 용기는 어디서 나온 것이었을까? P.116 선생은 압니까, 자신이 완전하게 깨끗하고 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지금도 인간의 내면에서는 빛과 어둠이 갈등하고 있다. 어느 때는 빛이 어느 때는 어둠이 승리하지만, 그 작은 감정의 파동은 우리가 사는 인생을 만들어간다. 하지만,.. 2022. 8. 2.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 문학동네 제주 4.3 사태를 소재로 쓴 이 소설은 우리의 아픈 기억이다. 작가는 우리가 과연 그 아픈 기억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그 시절을 아는 사람들은 이제 세상에 거의 남지 않았다. 이제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책을 통해 혹은 미디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만 들을 수 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찾아서 듣지 않는 많은 사람들은 그런 일의 존재조차 모른 채로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도 원래 그렇게 살아왔었던 것처럼 말이다. P.23 학살과 고문에 대해 쓰기로 마음먹었으면서, 언젠가 고통을 뿌리칠 수 있을 거라고, 모든 흔적들을 손쉽게 여읠 수 있을 거라고, 어떻게 나는 그토록 순진하게-뻔뻔스럽게-바라고 있었던 것일까? 소설의 주인공은 아마도 작가 스스로를 대변하는 인물일.. 2022.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