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동양철학19 도올 노자 강의 - 7강 16세에 노자의 주를 달았다는 왕필의 주는 첫 해석은 이러하다. 可道之道 (가도지도) : 도라고 말할 수 있는 도 可名之名 (가명지명) : 명이라 말할 수 있는 명은 指事造形 (지사조형) : 구체적인 사물을 지시하고, 형태로 만들어지므로 非其常也 (비기상야) : 늘 그러한 도가 될 수 없다. 故不可道 (고불가도) : 그래서 도라말할 수 없고 不可名也 (불가명야) : 명이라 이름지을 수 없는 것이다. 16세에 노자의 근본을 향하고 있는 이러한 주석을 달았다는 것은 확실히 놀랍다. 우리나라는 율곡 이이가 순연을 통해 처음 주석서를 썻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도올 선생은 이것은 주석서라기 보다는 명언 모음집에 가깝다고 평하면 안타까움을 말씀하셨다. 하지만, 박세당(신주도덕경), 서명음, 이충익,(초원담노), 홍.. 2021. 4. 28. 도올 노자 강의 - 6강 유가, 법가 등 제자백가의 사상은 자신의 뜻을 편치는데 그 기반을 두고 있었다. 그래서 그 사상들은 치자를 바라보고 사유되었다. 하지만, 노자는 치자가 아닌 민에 그 시선이 닿아 있었다. 즉 위로부터의 개혁이 아닌 아래로부터의 개혁이며 진정한 아나키즘이랄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아나키즘은 반정부를 얘기하는 것이 아닌 탈 시스템을 얘기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노자의 이런 민에 기반한 사유는 곡해되어 양생과 장수라는 면이 확대해석되어 도교로 발전하기도 한다. 常道란 항상 변화하는 자연을 말하는 것이며 이것은 형이상학적인 개념이 아니고 존재론적인 개념도 아닌 실제적이고 객체와 늘 같이하는 도를 말하는 것이다. 서양철학에서 말하는 이데아나 불변의 진리는 사실 존재하지 않는 사유의 결과물이고 말장난일 뿐이며, .. 2021. 4. 26. 도올 노자 강의 - 5강 도가도비상도 노자의 첫 구절인 道可道非常道! 도를 도라 이름지으면 더이상 항상 그러한 도가 아니다. 우리가 의사소통을 하기위해서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하지만, 사실 도란 것은 단순히 이름붙일 수 있는 존재의 것이 아닐것이다. 흔히들 들 수 있는 예로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경우 그 장님은 자신이 만진 부위로써 코끼리를 이해한다. 즉 부분으로 전체를 안다는 오해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우주를 연구하든 미생물을 연구하든 미시세계를 연구하든 인간은 단편적인 지식만을 얻으며 그 지식들이 쌓이고 쌓여서 본질에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에서도 이와 같은 이치를 볼 수 있다. "도가도 비상도"에서 가장 강조되는 단어는 常道이다. 상도란 늘 변화하는 도를 말하며 어떤 테두리안에 넣을 수 없는 것을 얘기한다. 서양철학은 객체를 중심.. 2021. 4. 25. 도올 노자 강의 - 4강 노자는 문명철학이자 정치철학이다. 자연의 도는 높은 것은 낮추고 낮은 것은 높이며, 넘치는 것은 배우고 모자란 것을 채운다. 하지만, 인간의 도는 채우면 채울 수록 모자라고, 비우면 비울수록 빼앗긴다. 비록 자연의 도가 냉정하고 무심하지만, 노자는 그 자연의 도에서 인간이 따라야할 인간의 도를 찾아서 설득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노자철학은 개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문명과 인류에 대한 철학적인 사고이다. 노자철학을 그저 개인의 깨우침을 위한 철학이라 생각한다면 아마도 노자를 만족스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하지 않음으로 이루지 못할 것이 없고, 다스리지 않음으로 다스릴 수 있다는 역설은 노자가 인간의 선한면과 순리에 따름을 믿었던거라고 생각한다. 현재 사회에서 경쟁은 필수가 되었고, 미디어는 늘 .. 2021. 4. 18. 도올 노자 강의 - 3강 노자의 사상은 법가나 유가와 대비되는 사상이 아니다. 제자백가의 사상들은 모두 문명이라는 기반 위에서 그 문명 안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노자는 문명의 바깥에서 문명을 바라보면서 얘기하는 사상이다. 그러므로, 제자백가의 사상은 사실 노자의 사상적 기반위에서 출발하였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노자는 인류가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던 시절을 기억하고 그 시절 우리가 살던 방식과 가치관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삶의 방법이란 부쟁의 삶이고 나를 낮추는 삶이며 경계를 명확히 하는 삶이 아닌 모호하고 부드러운 삶이다. 최근 나오는 서적들에는 인류가 이룬 문명이 과연 인류를 올바로 인도하고 있는지에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인류가 수렵 채집을 주로 하며 살.. 2021. 4. 18. 도올 노자 강의 - 2강 1강에서 예고한 대로 2강의 노자가 누구인가? 실존인물인가? 에 대한 답을 하셨다. 1강에서 얘기한 사기 열전에 따르면 노자는 초나라 고현 사람이며, 성은 이 씨고 이름은 이, 자는 단이라 한다. (귀가 늘어질 정도 커서 귀이자와 늘어질단자를 사용한다는 듯) 주나라의 수장실(도서관) 관장이었으며 공자가 찾아가 예를 물을 정도로 깨우침이 깊은 사람이었다 한다. 후에 공자의 제자들이 노자에 대해서 물으니 새가 나는 것을 잘 알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잘 알고, 짐승이 뛰는 것을 잘 알아, 이런 것들은 모두 잡을 수 있으나, 용은 구름을 타고 바람처럼 사라지니 용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하며 노자는 용과 같은 사람이라 하였다고 한다. 주나라가 쇠하면서 노자가 떠나게 되는데 관물에 이르렀을 때 용희란 사람이.. 2021. 4. 18. 도올 노자 강의 - 1강 도올 김용옥 선생님은 국내 최고 철학자 중에서도 최고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철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계신 분이시기도 하다. 이 강의를 진행하시면서 노자 역주를 출간하셨다. 첫 강의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노자란? 과연 누구인가?" 라는 주제였는데 중국 사상사에 대해 중국의 학자들보다 일본의 학자들이 오히려 앞선 면이 있었으며 그런 일본의 학자들은 춘추전국시대의 단편적인 내용이 모여 한대에 도덕경이 엮어졌다는 주장을 먼저 소개하신다. 타케우치 요시오, 기무라 에이치 같은 학자들의 그런 주장이 춘추전국시대 이전의 도덕경이 발굴되면서 이제는 의미 없는 주장이 되었으며, 사마천의 사기열전에 노자 열전이 있다는 얘기와 함께 첫번째 강의가 끝난다. 노자가 누구인지를 알기위해 2강을 보러 가야겠다. 도올 노자.. 2021. 4. 18.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