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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Food?

빛을 두려워하는 - 더글라스 케네디 - 밝은세상

by soulsight 2021. 12. 24.

 

작가 소개에 있는 말처럼 더글라스 케네디는 소설 속에 현실의 다양한 이슈를 절묘하게 섞는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는 것을 이 소설 속에서 입증하고 있다.

 

가장 강조된 주제는 단연 임신중절에 대한 기독교 근본주의자와 여성 인권 단체의 대립이지만, 그 외에도 플랫폼 비즈니스의 폐해와 비인간성, 테러리즘, 어긋나 버린 교육관이 낳은 폐해, 부의 길들여져 버린 인간성 등 우리 사회에서 고민이 필요한 문제들을 소설 안에서 문제 제기하고 있다.

 

소설의 가장 중요한 주제인 임신중절은 미국의 현실을 배경으로 삼아 얘기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우리나라도 자유롭지 못하다.

임실 중절은 반대하는 입장은 생명윤리를 강조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 시키며, 찬성하는 입장은 여성이 가진 선택의 자유를 근거로 내세운다.

이 문제의 가장 중요한 쟁점인 어느 시점을 생명체의 시작점으로 볼 것인가라는 문제는 누구도 정확한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양측의 입장은 좁히기 힘들다는 맹점을 가지고 있다.

답이 없는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에서 이 대립은 끝없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고나 할까.

 

하지만, 작가가 소설속에서 던지는 문제의식은 이 대립의 해결책을 찾는 데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설의 제목을 통해 생각했을 때 작가는 각 진영의 독선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태양은 모든 생명체가 살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의 근원이지만, 가까이에 있는 모든 것을 태워버린다.

 

신념이나 이념은 태양과 같아 독선에 빠지기 쉽다.

빛이 두려운 이유는 이 독선이 타인을 옥죄고 통제하려 하는 것에 있다.

브렌던의 아내인 아그네스카는 맹목적인 신앙을 통해 자신의 남편과 딸에게 두려운 빛이 되었다.

딸인 클라라도 임신중절문제에서는 남성을 배제하고 오직 여성의 입장에서만 판단하려는 독선을 보여준다.

브렌던의 아버지는 자신의 인생관을 자식에게 투영시켜 브렌던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려 든다.

 

이런 독선적인 빛들 사이에서 브렌던은 수동적이고 색깔이 없는 인간이 되었다.

스스로의 빛을 어느 사이엔가 잃어버린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또한 빛이 강하면 강할수록 어둠도 강해진다.

토더 신부나 캘러허가 바로 강한 빛 뒤에 숨어있는 짙은 어둠의 존재를 보여준다.

빛의 독선이 짙은 어둠을 키우듯이 이념과 신념의 맹목성이 분열과 대립의 양분이 되는 것

이것이 작가가 던지는 또 하나의 문제제기라고 생각한다.

 

브렌던은 승객으로 우연히 만난 앨리스를 통해 서서히 자신의 빛을 찾아간다.

아마도 앨리스가 우리 사회 안의 분열과 대립을 치유할 수 있는 존재를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가 제시한 앨리스의 모습만이 정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립과 분열은 상대방에게 고통과 좌절만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태양처럼 홀로 강한 빛보다는 반딧불처럼 함께 빛나는 따뜻한 빛

이 시대에는 정말 필요한 것은 이런 빛이 아닐까?

 

 

※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정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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